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에서 머리를 잘라보고 싶다

낮가림 2022. 3. 2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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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카락이 많이 보인다.
오늘은 거울 앞에서 족집게로 흰머리카락들을 뽑아내었다.
나이듬의 증거다.
아무리 젊음을 유지하려 해도 몸은 마음과 다르게 성실히 나이를 먹는다.
아직 주름은 많지 않으나 머리카락은 확실히 나이를 먹어간다.
머리를 안 자른지도 두 달이 넘어가는 것 같다.
미용실 가는 일이 어찌나 귀찮고 게으른 일인지.
마음먹고 외출을 하면 예약을 해야 하거나 손님이 많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보니 미용실에 안 가게 되었고 단발머리가 되었다.
앞머리는 스스로 자른 지 8년 가까이 되어서 익숙하다.
가끔씩 앞머리가 눈을 찌를 때 전체적으로 정리해준다.
옆머리와 뒷머리는 내가 할 수 없으니 여전히 전문 미용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퇴근하는 길에 동네를 둘러보니 바버샵이 생겼다.
남성 전문 헤어숍으로 알고 있는데 커트가 3만 원 정도 한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지나갈 때마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는데 손님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선뜻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제주에서도 송당에 놀러 갔을 때 인적이 드문 길을 지나서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미용실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놨었다.
이름 그대로 송당미용실.
그나마 번화가인 도로 주변이 아니라 비포장된 길을 지나서 나온 뜬금없는 미용실이라니.
어쨌든 미용실이 있으니 다행이다.
송당에 또 간다면 송당나무카페를 찾은 것처럼 한번 더 방문해봐야겠다.



미용실 주변에는 정말 넓은 밭과 잔디마당뿐이다.
아마도 간판을 못 봤다면 일반 가정집이나 펜션으로 오해했을 것이다.

이번 주에는 진짜로 머리를 자르도록 노력해 봐야지.
세상 가장 귀찮은 일이 머리 자르는 일이다.
날씨도 조금씩 따뜻해지고 있으니 시원하게 잘라야지.
당분간 흰머리는 안보이겠지.
이렇게 또 하나 제주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다.
제주가면 꼭 미용실을 방문해서 머리를 잘라보고 싶다.
가장 게으른 일이 체험하고 싶은 일이 되다니 신기하다.
나이를 먹으니 많은 것이 변한다.
익숙해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