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자

낮가림 2022. 4. 2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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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용 설명서를 만들자.




제주로 가기 위한 고민이 한창이다.
날은 더워지고 일요일인 오늘도 직장에 출근해서 늦게까지 마무리를 하고 왔다.
아마도 당분간은 이런 생활이 계속될 것 같다.
제주에 집중하려 하지만 쉽게 몰입이 되지 않는다.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가 내 생각까지 익혀버렸다.
자꾸 물을 찾을 뿐이다.




알고리즘 추천으로 우연히 보게 된 한 유튜브 채널에 내가 원하던 내용이 들어있었다.
제주도민이 생각하는 이주자들의 사업이 망한 이유에 대해 적나라하게 말하는 영상이었다.
꽤나 흥미 있고 일리가 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내가 얻은 작은 가치는 제주로 가서 성공하려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인지도와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상당히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 제주도민들의 성향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래 여기서 일단 성장하자.
최대한 적은 자본으로 무언가를 이루어야만 한다.
내가 기댈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내가 체득한 경험과 지식이고 그것들을 조합해 사업이 되어가는 지혜를 찾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
다른 이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넉넉함이 있는 사람일까?
아니 애초에 정말로 낯선 타인에게 진심으로 친절한 마음씨인가?
나는 스스로 꺼내놓은 이 질문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나는 사람이 아닌 자연과 가까이 있고 싶어서 제주를 택한 것일지도 모른다.
관계를 택하지 않고 자연과의 교감에 큰 의미를 둔 거라면 나는 어쨌든 트라우마를 가지고 도피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내가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의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래서 자신의 성향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블로그 글로 정리하는 것이다.
쓰다 보면 생각해야 쓰여야 할 것이 나온다.
어지러운 세상에 오직 나 자신과 독대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글로 적을 때다.

죽을 때까지 평생 나를 모르고 사는 일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의 마음과 생각을 알고 상처를 진단하며 잠재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기로 했다.
바로 나 사용설명서다.
언제 어느 때 가장 몰입이 잘되는지 찾아야 한다.
몇 시에 잠들어 언제 깨었을 때 가장 몸이 편안한지 알아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고 싫어하는 음식 또는 알레르기가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내 주변 인간관계를 숫자로 표현하고 환경이 바뀌었을 때 이 수치가 증가하거나 줄어들지 상상으로 시뮬레이션해보자.
어떤 상황과 온도에서 내적인 동기부여가 증가되는 스위치가 켜지는지도 궁금하다.
나는 나를 생각보다 잘 모르고 있다.
내가 아는 건 이름과 나이뿐이다.
어디 사는 지도 확실치 않다.
집은 서울이지만 일에 대한 걱정으로 생각은 경기도에 가있고, 부푼 기대감으로 의식은 제주도에 살고 있다.
나에 대해서 자세히 캐보자.
자세히 캐다보면 나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일 수 있으니까.
이렇게 오늘 또 하나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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