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전국 버스노조 파업 그리고 제주

낮가림 2022. 4. 2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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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은 힘들어



서큘레이터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고 있다가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글쓰기를 들어가던 중에 갑자기 며칠 전 그가 카톡으로 보내준 말이 생각났다.
26일 버스파업.
다급히 관련기사와 글을 찾아봤다.
전국 시내버스 26일 총파업 예고.
출근길 대란.
아직 협상이 됐다는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지하철을 타고 역에서 나온 후에 환승할 버스는 경기도 버스이다.
그래서 경기도 버스 파업을 검색해봤다.
마찬가지로 아직 협상 중이라는 기사만 있었다.
다시 내가 타는 버스 번호를 검색해보니 협상 결렬이 되면 파업하는 차량이었다.

생각해 보자.
평소처럼 지하철 역사로 나온 후에 택시를 탄다면 바로 갈 수 있을까?
그렇지만 택시잡기도 힘들 거라는 예상이 들었다.
수많은 출근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몰릴 텐데...
만약 26일 0시까지 협상이 결렬돼서 시내버스 노선 파업이 확정되면 지하철 역사로 나온 후에 물이 흐르는 양재천 길을 따라 자전거도로를 걸어갈 생각이다.
걸어가면 약 30분이 걸린다.
그리고 평소 버스를 이용하던 직장인들도 지하철로 몰릴 것이다.
그렇다면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일찍 나와야 한다.
그래 지하철 첫차를 타는 것이다.
만약에 파업이 시작될 경우의 예상 출근 시나리오다.
부족한 잠에서 다시 잠 한 조각을 덜어내야 한다.
힘들다.
출퇴근이 이리도 힘든 것이다.
삶은 나에게 매일 아침 똑같은 길을 지나가라고 한다.
그 길을 가지 않으면 당장 굶지는 않지만 어서 빨리 이루고 싶은 제주로의 이주가 늦춰지게 된다.
그러니 무슨 일이 생기든 간에 가야 할 길이다.
출근이란 그런 것이다.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일들과 사람들이라 다행이다.




버스파업에 대해 검색하면서 세부키워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느껴버렸다.
파업이 진짜로 시작될지는 알 수 없지만 살고자 하는 이에게 이렇게 또 하나의 깨달음을 주었다.
제주는 걸어서 갈 수 없지만 출근은 걸어서 갈 수 있으니 어떻게든 가야지.
언젠가 출근하지 않는 그런 삶을 꿈꾸며 오늘도 제주를 생각한다.
제주에서 버스를 탔을 때 눈에 보이는 풍경과 시원한 바람이 나를 사로잡았다.
버스 안에 부착된 스크린에는 알 수 없는 여자아이가 기기기기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소리를 들을 수가 없기에 유튜브로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중독성 있는 노래였고 덕분에 제주 버스는 내게 굉장히 유쾌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배차시간이 딱 맞지 않는 제주 버스를 기다리는 인내를 기를 수 있다면 생각보다 힘들지 않을 것이다.

전국 버스노조 파업 기사를 찾아보니 제주도 포함이다.
어쨌든 버스 파업하면 걸어서 출근이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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