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 그리고 휴식

낮가림 2022. 5. 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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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나를 채울까?




토요일이 저물고 일요일이 왔다.
퇴근이 끝나고 드디어 휴식이 왔다.
3주간의 출근과 야근이 끝났다.
내 몸과 정신은 이제 휴식을 취한다.

오랜만에 포스팅을 한다.
아니 글쓰기라고 하자.
오늘의 휴식이 끝나면 내일부터는 다시 정상적인 근무로 돌아간다.
그동안 구입하고 못 읽은 책도 읽을 수 있고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제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도 보고 나의 해방일지도 봐야지.
쉴틈 없는 고단한 시간들을 보내면 아주 작은 사소함 마저도 그리움이 된다.
책 한 페이지 넘길 때 불어오는 작은 바람이 기대가 되기도 한다.
집 앞의 고양이가 한가로이 뒹굴거리는 모습을 보며 여유를 느낀다.
너무 많은 땀을 흘리고 에너지를 소진하니 지금의 난 텅 비어있다.
힘을 모두 잃은 절대반지가 된 기분이다.
손가락에 끼어도 아무런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 쓸모없는 평범하고 쓸쓸한 반지.




하루하루가 고될수록 제주는 더 그리워졌다.
나에게 불어왔던 제주도로의 강한 바람이, 살면서 내가 뱉어낸 수많은 한숨들이 하나로 모여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
기억하지?
그동안의 힘들고 또 힘들었던 하루들.
그사이 네가 토해낸 힘없는 한숨들.
그 한숨들이 우리야.
바람 같은 한숨을 맞는 이 순간을 기억해.
그럼 넌 영원히 제주를 못 잊게 될 거야.

창밖으로 까마귀 우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날은 사람들의 말소리보다 까마귀 소리가 더 듣기 좋다.
굳이 해석할 필요도 귀담아들을 필요도 없는 지나가는 소리.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기에 자연의 소리에 귀를 열어둔다.
난 알고 있다.
내가 이미 제주에 있다는 것을.
결국엔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나의 집 앞마당에 내릴 거라는 사실을.
살다 보면 인생에 한 번은 예측이 맞는다.

봄은 해가 길어서 좋다.
나의 하루도 덩달아 길어지는 기분이다.
이 기분 좋음을 길게 가져가고 싶다.
어제 퇴근 후에 힘없이 걸어가면서 난 노동으로 임계점을 돌파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것을 되뇌었다.
이제 새로운 돈의 길을 찾아봐야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그 길을 찾아봐야겠다.
난 지금 평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