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9

생각의 시작은 제주

삶의 속도는 나를 점점 빠르게 제주로 밀고 있다. 아직 더위나 폭염이 남았을 거 같지만 어제오늘은 날씨가 선선하다. 심지어 새벽에 잘 때는 살짝 깨어서 이불을 단단히 덮고 써큘레이터의 바람세기를 낮춰야 했다. 날이 덥지 않아서 좋기는 하지만 피부에 전해지는 공기의 온도만으로도 삶의 속도가 느껴진다. 이제 곧 가을과 추석이 오고 차가운 겨울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 내년이면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데 지금 난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 잠시 몸을 움직여서 땀이 나고 덥기는 했지만 가만히 않아 있으니 사무실 에어컨에서 부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문득 선풍기와 에어컨에서 부는 바람은 시작점이 있는데 제주에서 부는 바람은 시작점이 과연 어디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거칠고 거대한 광풍이 사방..

제주 좋아하는 아는 부자

주변에 부자가 없다면 부자를 만들자. 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사고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고방식을 갖기 위해선 어린 시절부터 무의식적으로 생각에 깊게 자리 잡혀야 한다. 자라온 환경이 풍족하지 못했고 가족이나 주변 어른들은 돈에 대한 깊은 생각이 보이지 않았다. 하루 중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내 친구와 나는 부자가 아니다. 시간이 흘러 나와 친구 둘 다 부자가 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부자가 아니다. 자동적으로 부자의 사고방식을 생각과 습관으로 체득할 기회가 없다. 그래서 부자처럼 행동하려면 주변에 아는 부자가 있어야 하고 의식적으로 그들과 어울려서 그 느낌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내 주변에는 아는 부자가 없다. 대신 커다란 단지에서 일하기 때문에 아는 사장님들은 많다. 그래서 조..

제주아닌 꿈

관찰자와 관찰받는 대상의 의식전환 일요일 오후 5시쯤이 되어서 몸이 피곤하여 자리에 누워 낮잠을 잤다. 항상 그렇듯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꿈이 진행되었고 내가 알고 있는 유명 가수들이 등장했다. 그들의 공연은 길거리와 상점 같은 곳에서 진행되었고 나는 아주 가까이 있었다. 그들의 음악을 즐기며 나는 꿈의 진행에 동참하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기억나지 않았을 초등학교 동창의 어른이 된 모습도 보였고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던 와중 한 여가수가 등장했고 우리를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여가수를 보면서 어디서 본듯한 얼굴과 목소리인데 누구였더라 생각하며 알듯 말듯한 관찰자의 입장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노래가 한참 진행되던 중 나는 그녀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 냈다. 아 그 ..

제주 노트

제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천천히 적어가자 월요일 새벽이면 김포공항으로 출발해야 한다. 마음은 이미 제주에 가있는데 짐은 아직 정리를 하지 못했다. 예전 같았으면 쓰지도 않을 물건까지 꼭 필요하겠지 하며 챙겼다. 배낭의 무게는 늘어났고 그 물건들은 쓸 일이 없었기에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짐을 전날에 챙기기로 했다. 목표는 저번보다 더 가볍게 여행가방 짐 싸기. 그냥 내 평소 하루의 루틴을 생각했다. 일어나서 양치질하고 면도하고 씻는 과정. 그 사이에 필요한 세면도구와 반바지 몇 장과 반팔티 몇 장.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추가한다면 작은 플래시와 촛불 조명 정도. 그리고 이번 휴가 숙소에서 나의 생각을 정리할 작은 노트 한 권과 볼펜 한 자루. 집에 노트가 있나 찾아봤는데 쓸만..

생각 정리하는 제주

하루에 한 가지씩만 생각하고 싶다. 요즘 생각을 글로 옮겨 정리하다 보니 나라는 사람은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래서 기대도 되지만 게으른 내가 언제 그걸 다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무엇이든지 한 걸음부터 시작이지만 아직도 어느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할지 조심스럽다. 제주 여름휴가 기간 동안 머릿속 생각을 글과 낙서로 많이 정리하고 와야겠다. 정리되지 않으니 여기저기 관심을 나눠주느라 시간만 낭비하는 일상이다. 예전에는 집중을 잘했는데 지금은 많이 산만해졌다. 그만큼 주변에 널린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다. 너무 쉽게 주운 지식들이라 하나를 알면 그전에 것을 잊어버린다. 딱 내게 필요한 것들로만 머릿속을 채운 단단한 내가 되고 싶다. 물론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겠지. 그래..

제주가게 도와줘 생각아

생각을 생각해 내는 것 생각을 글로 받아 적는 것은 아직 힘든 일이다. 떠오르는 감정과 머릿속 속삭임을 순화하지 않은 채 그대로 옮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상 내 생각의 방은 이런저런 걱정과 고민으로 어질러져 있기에 집중할 만한 대상을 찾기가 힘들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는 그냥 멍 때리는 게 방법이다. 아무 생각 없이 눈만 깜빡일 때 저절로 찾아오는 생각이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날도 덥고 온다는 비도 안 오고 마음이 갈팡질팡 중이다. 그래도 다행히 티스토리 블로그가 있어서 생각을 차분히 누를 수가 있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생각이 얌체공처럼 이리저리 튀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걸 잡느라 이리저리 손을 뻗어야 했겠지. 조용한 월요일이다. 평소보다 남는 시간이 많다. 자투리 시..

하루종일 제주

제주제주... '슬로싱킹'이라는 전자책을 올해 초에 읽은 적이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질문이나 대상을 잠자는 시간외에 계속 생각하는 것이다. 깊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가볍게 붙잡고 계속 떠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잠에 들어서도 그 생각이 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나는 그때 이 책의 몰입하는 방법에 깊게 감명을 받아서 하루 종일 제주를 생각했다. 소리 나지 않게 제주를 계속 중얼거렸고 밥 먹을 때도 다른 무언가를 할 때도 제주를 생각에서 놓지 않았다. 딱히 무언가가 떠오르거나 소름 끼치는 생각이 탄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제주를 계속 생각하니 무의식에 깊게 박힌 느낌이었다. 새벽에 자다가 깨어난 적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눈을 뜨자마자 "제주제주.."를 말하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제주를 ..

제주에서 명상을 하자

나는 제주에서 명상을 꿈꾼다. 숲과 동네를 산책하는 일도 좋지만 그냥 아무생각없이 하루의 반나절을 여유롭게 명상에만 쓰고 싶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 곳 평상이나 의자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막지 않은 채로 흔들리며 그렇게 내 생각을 들여다보고 싶다. 그 작은 시간으로 깨어남을 바라는게 아니라 사적인 공간이 아닌 자연 앞에 개방된 공간에서 명상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바쁜 서울의 생활속에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시간을 채우려던 나는 시간을 비우는 방법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수많은 생각들이 항상 나의 삶에 간섭을 한다. 나는 그들 하나하나를 모두 반갑게 받아들이고 같이 망상에 빠져든다. 문제는 오늘 나를 찾아온 이들은 어제도 나를 찾았고 몇 달전에도 나를 찾았으며 몇 년전에도 주기적으로 나를 찾아왔다는..

제주를 상상하기

제주가 있다. 방바닥 위에. 난 관찰자가 되어 항공샷 시점으로 제주를 둘러본다. 미니어쳐가 된 가상의 제주. 상상의 영역이 확장되며 제주 주위의 방바닥도 파란 바다로 물들어간다. 서쪽하늘에 손을 올리자 비자림에 거대한 그늘이 진다. 손가락으로 숲을 한번 쓰다듬어 준다. 촉각도 상상으로 느껴본다. 나의 작은 제주는 오늘도 평화롭다. 제주를 상상하면 항상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장소가 있다. 바로 첫 숙소가 있었던 송당리. 첫날 비까지 맞으면서 신나게 돌아다녔고 다음날 제주에서의 첫 아침은 전에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고요함과 왜인지 모르지만 청순한 햇살. 그때 그 장소의 온도와 바람에 묻어온 숲냄새. 작은 새끼고양이와 큰고양이가 뒹구는 초록의 잔디밭. 그 모든 풍경과 감각들이 각인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