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는 나를 점점 빠르게 제주로 밀고 있다. 아직 더위나 폭염이 남았을 거 같지만 어제오늘은 날씨가 선선하다. 심지어 새벽에 잘 때는 살짝 깨어서 이불을 단단히 덮고 써큘레이터의 바람세기를 낮춰야 했다. 날이 덥지 않아서 좋기는 하지만 피부에 전해지는 공기의 온도만으로도 삶의 속도가 느껴진다. 이제 곧 가을과 추석이 오고 차가운 겨울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 내년이면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데 지금 난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 잠시 몸을 움직여서 땀이 나고 덥기는 했지만 가만히 않아 있으니 사무실 에어컨에서 부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문득 선풍기와 에어컨에서 부는 바람은 시작점이 있는데 제주에서 부는 바람은 시작점이 과연 어디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거칠고 거대한 광풍이 사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