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에 살고싶고 살구싶다

낮가림 2022. 6. 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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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비워서 가볍게




퇴근길 시장에 들렀다.
과일가게에서 자두와 천도복숭아를 살려고 했다.
맨 앞줄 바구니에 진짜 살구색 살구가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몇 초간 살구를 쳐다보다가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다.
'살구 그냥 먹는 방법'
검색 자료를 보니 살구를 그냥 먹어도 되고 샐러드나 쨈으로 만들어 먹었다.
다행이었다.
내가 살구 먹는 방법을 찾아본 이유는 정말 태어나서 살구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다.
나는 그동안 살구 열매를 보지도 못했지만 매실처럼 생으로 먹을 수 없는 열매로 알고 있었다.
나는 너무 설레어서 살구와 자두를 한 바구니씩 사 왔다.




설거지통에 찬물을 가득 받아놓고 식초를 풀었다.
살구와 자두를 통에 부어버리니 가득 찼고 살구는 물 위로 떴고 자두는 가라앉았다.
신기하다.
비슷한 크기와 무게인데 살구는 뜨고 자두는 가라앉는 것이.
시간이 흐르고 살균된 살구를 하나 집어서 베어 물었다.
단단한 과육이 씹혔고 살짝 신맛과 단맛이 강한 맛이었다.
자두는 신맛이 오래가는데 살구는 첫맛에만 느껴졌다.
이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구의 맛을 알았다.
살구는 중심에 있는 큰 씨앗이 자두처럼 과육과 붙어있지 않고 분리돼어있어 작은 공간이 있었다.
아마도 물고기의 부레처럼 뜨는 역할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닐까?
그냥 내 추측이다.

신기하다.
자두처럼 꽉 차면 가라앉고 살구처럼 비우면 뜬다.
사람의 삶 같다.
재물이든 감정과 생각이든 꼭 끌어안고 있으면 끝도 없이 추락하는 게 인생이다.
하지만 비우고 내맡기면 점점 더 원하던 자리로 찾아간다.
집도 비우고 마음도 생각도 조금씩 비워 나가야겠다.
요새는 명상에 관심도 많아져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중이다.
뭐든지 진리를 맛보려면 대가 없는 공부는 없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에도 많은 자료가 있지만 단기간에 성장하려면 스승의 1:1 가르침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월명상이라는 곳을 생각 중이다.

제주에 가기 전 내 마음을 먼저 비우고 싶다.
비우고 비워서 살구처럼 가벼워진다.
그리고 공중부양으로 제주에 도착한다.
물론 비행기를 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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