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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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관심을 갖고 살다 보니 제주와 관련된 영상이나 뉴스 혹은 이야기들이 자주 보이고 자주 들린다.
나의 관심이 제주를 끌어들인 걸까?
혹은 우주가 한 인간의 관심사와 소망을 알고 알고리즘의 공식으로 제주와 관련된 여러 이미지나 현상들을 내 주변에 소환시킨 걸까?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발바닥은 서울을 밟고 있어도 눈은 제주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지금은 덜하지만 꽤 많은 이들이 한적한 시골이나 하와이 같은 해외로 삶의 터전을 옮기기를 원했다.
제주를 택한 이들도 꽤 됐었고 베트남이나 필리핀 같은 동남아로 이민을 가기도 했다.
워커홀릭으로 열심히 돈을 모으고 어느 정도의 부를 이룬 직장인들은 퇴사를 한 후 도시와 먼 곳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떠났다.
퇴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장 연차를 쓰거나, 휴가를 가고 싶은 장소를 마음속에 품은 후 그날만을 기다리며 묵묵히 참고 기다린다.
나도 제주로 휴가를 가기 위해 1년을 기다렸고 또 1년을 기다리며 또 기다렸다.
제주를 갔다 온 다음 날부터 제주가 그리웠고 1년을 기대감과 그리움으로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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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속에 가고 싶거나 살고 싶은 장소 하나쯤은 품고 산다.
아이언맨의 심장 아크 원자로처럼 가슴 뛰게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나는 제주를 생각만 해도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누군가에겐 태국의 치앙마이가 그러한 장소일 수도 있다.
생각하는 나라나 도시는 모두 틀릴 수 있지만 한 가지는 같을 것이다.
그 장소가 그 사람의 자유를 드러낸다.
우리를 해방시키는 장소에 우리의 마음이 닿아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단지 그 자리에 있음으로 마음과 몸이 회복된다.
나도 제주에서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을 할 계획을 했었지만 휴가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딱히 무언가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단지 내 마음이 닿아있던 장소에 내 몸이 닿아있다는 사실에 기쁨의 소름이 끼쳤다.
마음과 몸이 나뉘지 않고 한마음 한 몸이 된 것이다.
매일 제주에 대한 생각을 포스팅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항상 설렌다.
온라인상에서는 대놓고 제주에 대한 나의 사랑을 설파하지만 집에서는 식구 그 누구에게도 제주에 대한 말을 꺼낸 적이 없다.
1년에 한 번씩 휴가 가기 며칠 전날에 제주로 간다고 말할 뿐이다.
드러내지 않은 채 정말 가슴속에 제주를 품고 산다.
내가 제주로 떠나는 것은 심심한 내 인생의 빅 이벤트이고 그 누구의 조언도 듣지 않기 위해서다.
알고 있는 이는 같이 제주로 여행을 갔던 친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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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신앙생활을 했었던 나는 가슴속에 천국을 그리고 기도했었지만 지금은 제주가 그 위치에 있다.
죽어서 가는 천국이 아니라 살아서 그 기쁨을 누리고 싶고 제주가 나에게 지상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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