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똑하고 목구멍으로 떨어져서 발음되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제주에 관한 무언가를 만들려다 보니 이름을 생각하게 된다.
제주라는 지명을 중심으로 이것저것 앞뒤로 붙여본다.
굳이 네이밍에 제주를 넣지 않아도 되지만 이것은 상징이다.
제주에 관련된 첫 무언가라는 상징적인 이름.
그냥 들었을 때 아 제주스럽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니 옛날부터 자꾸 뭘 해본다고 이름만 주구장창 고민했던 것 같다.
한국말이 재미난 조합을 하기엔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짝대기 하나만 바꿔도 비슷한 글자에 전혀 다른 뜻이 되기도 하니까.
마침 검색한다고 크롬 앱에 들어갔는데 구글 로고가 특이해서 보니 한글날이다.
한글날에 이름 짓기라니 세종대왕님에게 감사하다.
잠깐 멍 때리면서 이불 뒤집어쓰고 생각해봐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시 이불 밖으로 나와 오늘은 아니구나 하면서 넷플릭스 신작 글리치를 틀어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름이 스쳐 지나갔다.
제주 삼다수 모델인 아이유의 광고 장면이 생각나면서 글자가 생각났다.
그 이후로 몇 개 더 생각났는데 정리를 해보아야겠다.
무엇보다 계속 입에서 되새겼을 때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
자연스러운 게 좋다.
생각해보니 누군가가 내 이름은 하루에도 자주 부르지만 내 스스로가 불러본 적은 거의 없다.
듣는 것은 익숙하지만 말하는 것은 어색하고 낯설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테지만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것은 3인칭 시점으로 호칭하는 느낌이라 뭔가 이상하다.
하지만 브랜드 네이밍은 누가 말하거나 내가 듣거나 말해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큐브를 돌려서 한 면의 색깔을 맞추듯이 글자를 돌리고 바꿔가며 조합을 해본다.
그냥 똑하고 목구멍으로 떨어져서 발음되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일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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