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 유튜버 쥬리에뜨

낮가림 2023. 1. 1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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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어느 날 눈 떴을 때 그 순간 제주이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제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많은 것들이 궁금했다.
네이버에서 제주와 관련하여 검색도 해보고 유튜브에서 제주살이라는 키워드로 찾아보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유튜브 알고리즘은 나에게 제주살이 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가족과 함께 제주에서 살고 있는 한 여성 유튜버셨는데 아이들을 등원시킨 후 제주를 자유로이 돌아다니시며 영상을 찍으셨다.
그분이 제주살이 쥬리에뜨님이시다.




현재는 남편분의 사업체 팀이 제주에서 육지로 옮기셔서 가족모두가 함께 경기도 용인으로 이사를 가셨다.
생활터전의 이동과 함께 유튜브 채널명도 쥬리에뜨로 변경되었다.
채널을 대표하는 설명도 국내여행, 제주여행, 가족여행, 일상에세이로 바뀌었다.
제주에서 거주하실 때는 제주의 여러 작은 벤처기업이나 소상공인들과 협업도 많이 하셨다.
당시 나는 영상을 보면서 제주에는 이런 회사들이 있고 이런 경제수단들이 있구나 하며 유심히 보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나도 제주에 간다면 여행이 아니라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이니까.




쥬리에뜨님이 제주에 계실 때 스마트스토어도 운영하셨다.
초창기 청귤청과 귤칩, 제주에서 생산되는 스낵등 특산품을 판매하셨다.
나도 서울에서 주문을 한 후 상품을 받아보았다.
청귤청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장면을 상상하며 주문했고 실제 그 맛은 제주의 카페에서 먹었던 맛과 거의 흡사했다.
나중에 제조업체의 설명을 들어보니 제주도에서 영업 중인 카페에서도 사용 중인 제품이었다.




작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오픈 초기에 청귤청을 사면 사은품으로 말린 청귤칩을 몇 개 주셨다.
나는 주문 후에 청귤청을 서울에서 받았고 보내는 주소가 제주임에 감동한 나머지 귤칩은 신경도 쓰고 있지 않았었다.
며칠 후에 다시 작은 박스가 택배로 제주에서 도착했고 다시 한번 얼떨떨한 기분으로 열어보았다.
청귤칩과 손으로 적으신 작은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포장할 때 깜빡하시고 실수로 청귤칩을 넣지 못하셨다.
그래서 다시 수고로이 서울로 택배를 보내주셨다.




그 작은 에피소드로 쥬리에뜨님의 성실함에 감사를 느꼈고 팬이 되었다.
"아 역시 제주분들은 마음이 착해"라는 고정관념도 생기게 되었다.
물론 내가 여행객이라서 느끼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불편한 감정은 느끼지 못했다.
설사 살아가면서 불편한 일이 생겨도 마찰이 생겨야 미끄러지지 않는 법이다.
아무튼 그랬던 쥬리에뜨님은 육지로 오셨고 아직도 제주에서의 삶에 많은 미련이 있으신 듯하다.
떠나기 전 제주에서 사무실도 구하시고 사업을 준비 중이셨는데 지금도 운영을 하시는지는 모르겠다.
쥬리에뜨님은 최근 영상에서 제주살이와 도시살이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영상을 업로드하셨다.




제주보다 무거운 분위기의 도시살이.
아이들은 예전처럼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남편분의 팀은 원래인원 그대로 도시에 옮겨왔을 뿐인데 사무실 안에 긴장감이 돈다고 하신다.
여행을 싫어했던 남편분도 제주에서의 삶이 그리웠는지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국내여행을 즐기신다고 하신다.
나는 영상을 다 보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의도치 않게 일 때문에 가족이 제주도로 이사를 갔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삶을 살게 된다.
수많은 자유와 대자연이 주는 혜택을 듬뿍 받다가 도시로 다시 돌아왔을 때 과연 어떤 기분이 들지 헤아리기 힘들었다.
물론 나는 혼자이고 더 자유롭다.
어느 때가 될지는 모르지만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
꾸준히 살아내야 한다.




나는 도시를 좋아하는가?
문명이 주는 도시 특유의 기분이 있기에 싫어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 원초적인 갈망은 녹색의 세계를 원한다.
그럼 사람을 좋아하는가?
나는 혼자서도 잘 지내지만 사람과의 교류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 주신다.
절대 대도시의 인구를 피해 제주로 가려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어느 날 눈 떴을 때 그 순간 제주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냥 제주이기를...




쥬리에뜨님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주로 돌아가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서울사람도 매일 제주거리며 사는데 제주도민이셨던 쥬리에뜨님은 얼마나 그리우실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아침에 업로드된 영상을 보고 갑자기 생각이 나서 밤늦게 적어보는 글이다.
결론은 후회 말고 제주가자.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쥬리에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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