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우유, 서울에서도 마시자

낮가림 2023. 8. 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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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고소한 우유




제주우유   JEJUMILK  



제주에서 우유도 만든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투명한 삼다수와 파도거품 가득한 제주맥주 밖에 모르던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제주우유.

아마도 제주도민이 아니거나 짧게 제주를 왔다 간 여행자들은 제주우유를 잘 모를 가능성이 많다.
농협 하나로마트 안 베이커리 가게에서 몇 가지 빵을 구입했고, 같이 곁들일 부드러운 음료를 찾다가 발견한 우유가 제주우유다.



수십 년의 삶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우유를 먹어봤을까?
학교에서 나눠주는 급식우유와 대형마트에 가면 쌓여있는 갖가지 브랜드의 우유들이 즐비하다.
대표적인 서울우유, 매일우유 등이 유명하고 요즘에는 덴마크우유가 눈에 띈다.
매년 우유가격이 한없이 오르기에 유제품 코너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공간이었다.
맛을 차별화한다며 우유맛이 너무 달게 제조된 제품을 먹은 뒤로는, 가격이 조금 나가도 오리지널스러운 기본제품들을 구매했다.

우유에 대한 큰 호기심과 섭취욕구가 없는 가운데 우연히 마시게 된 제주우유는 단언컨대 살면서 먹어본 가장 고소하고 담백한 우유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제주우유 한팩을 매번 집어 들었다.
서울로 돌아와서 그 담백함이 그리웠을 때 온라인에서 제주우유 구매가 가능하다는 정보를 얻었다.


조식과 제주우유



이번 제주여행에서 나와 친구는 아침 조식으로 마트에서 사 온 빵을 주로 먹었다.
빵을 부드럽게 녹여줄 음료로 제주우유와 따뜻한 캡슐커피가 식탁 위에 올려졌다.
제주의 특성상 아침밥은 자력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점심 전에는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열지 않으며 힘들게 찾아간 경우에도 예고 없이 오픈하지 않은 곳들이 많다.
그런 경험들을 자양분 삼아 여행 첫날부터 숙소 냉장고에 채울 음식들을 가득 샀다.



조식을 가볍게 먹으려면 빵 종류가 제격이라 생각해서 몇 가지 빵을 구입했다.
우유와 함께 마시면 좋을 거라는 기대와 함께 발견한 제주우유 네 글자는 상당히 비현실적이었다.
그때는 그 첫 만남이 이상하면서도 반가웠다.
따져보면 서울에서 먹는 우유가 서울우유인데, 제주에서 먹는 우유가 제주우유라는 게 이상할 일이 아니다.
지금은 수도 없이 많은 맥주종류가 다양하게 출시되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제주맥주는 맥주캔들 사이에서 반짝이는 별처럼 보였다.
하얀 우유갑에 제주우유가 적혀있을 뿐인데 드넓은 제주자연의 에너지가 응축된 모습이었다.



첫 번째 숙소와 두 번째 숙소에서 모두 조식으로 빵을 먹었다.
우리가 사 온 빵도 있었지만 두 번째 숙소 목하제주에서는 구좌읍 세화에서 유명한 베이커리 가는곶, 세화(BAKESHOP)에서 직접 구매한 식빵을 주셨다.
마트에서 사 온 빵과도 제주우유가 잘 어울렸지만 오븐 토스터기로 바짝 구운 식빵의 바삭함이 우유의 고소함과 잘 맞았다.
이토록 진한 맛을 내는 제주우유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다.
제주우유 홈페이지는 오래된 사이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제주우유 로고와 우유갑 디자인을 보면서 상당히 레트로한 감성이 있다고 추측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복고였다.




제주우유는 왜 맛이 있을까?
문득 숙소에서 머물며 보았던 유튜브 영상이 생각났다.
제주우유 포스팅을 하면서 다시 영상을 찾아봤다.
제주도에서 블루메베이글(Blume Bagel) 매장을 운영 중인 젊은 여사장을 인터뷰하며 따라다니는 브이로그였다.
사장님이 말하길 제주우유를 끓여서 수제 크림치즈를 제조하며, 전국에 있는 모든 우유를 다 먹어보았다고 한다.
정말 신기하게도 제주우유가 제일 고소했고 감칠맛도 좋았으며 완성품이 나왔을 때 비린내도 전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진캡쳐 - 유튜브 '일상속으로'

사진캡쳐 - 유튜브 '뭐랭하맨', 모든 우유가 제주우유다.


제주에서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한경면 청수리 어느  삼거리에서 마주쳤던 피자굽는돌하르방 피자가 떠올랐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주문한 피자는 살면서 맛본 가장 고소한 피자였다.
그 맛의 주범은 제주치즈였다.
이쯤 되면 제주에서 생산되는 유제품들은 미쳤다고 보면 된다.


우유 외에도 제주에서 생산되는 우도땅콩막걸리, 가파도청보리막걸리 등 막걸리 종류도 다양하고 과자와 다양한 식품들이 있다.
아무래도 섬이라는 특성상 유통보관의 문제가 있기에 제주에서만 소비되는 식품들이 많은 듯하다.
제주우유도 그중 하나라서 서울로 돌아온 후 매우 아쉬웠는데 별생각 없이 쿠팡앱에서 제주우유를 검색했다.
기대 안 했는데 제주우유가 있었다.



로켓프레시로 배송되는 신선식품이라 안전하게 받을 수가 있었다.
냉장고에 있는 우유를 다 마시면 바로 제주우유를 구매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마시는 제주우유가 나를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