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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무 umu, 제주 우뭇가사리 푸딩집 제주공항 우무 2호점

낮가림 2023. 8. 13.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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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스러운 제주 맛





제주 로컬브랜드 푸딩집 우무



우무는 2020년 첫 방문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제주에 첫 발자국을 남기려 준비하던 해에 웹검색으로 특색 있는 제주 브랜드를 찾아봤고 우무는 그중 하나였다.
푸딩모양의 자그마한 귀여운 마스코트와 대충 쓴 듯한 낙서 같은 umu 영문 글씨체에 호기심을 느꼈다.
사실 푸딩그림도 제주도 화산섬을 표현한 줄 알았다.
푸딩형태의 캐릭터라는 사실은 나중에야 깨달았다.

현재 우무는 제주를 대표하는 작은 브랜드 중 하나다.
우무의 SNS 인스타그램(jeju.umu)에 들어가 보면 프로필에 브랜드를 요약한 소개글이 있다.

우리는 제주 해녀가 채취한 우뭇가사리로 새로운 제주의 경험을 선물합니다.

제주 해녀는 제주를 상징하는 바다의 직업이다.
우뭇가사리는 바닷속에서 자라기에 해녀들이 깊이 들어가 캐내어야 한다.
미역과 같은 해초류이지만 가공과정을 거쳐 묵이나 젤리의 형태로 식용을 한다.
우뭇가사리를 녹여 만든 식품을 우무라 하고, 시중에 흔히 보이는 곤약을 떠올리면 된다.
아마도 브랜드명 우무도 여기에서 발상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제주 해녀가 손수 채취한 한정된 자원인 우뭇가사리로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 푸딩을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특별함이 담긴 소갯말이다.
국내 우뭇가사리 생산량의 90%가 제주에서 나온다.
우뭇가사리는 해녀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한 해산물이지만, 국내 소비가 적어 수출에 주로 의존했으나 우무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판로를 찾았다.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를 직업인 제주 해녀와 상생하고 공존하여 더불어 가겠다는 제주 로컬브랜드 우무의 소신에 제주스럽다는 무심한 감탄사가 나온다.


우무 푸딩과 굿즈



오래전에 방문했을 때는 푸딩이 3가지 맛만 있었다.
이번에 재방문하니 푸딩종류가 5가지 맛으로 늘어났다.
시그니처인 커드터드, 말차, 초코 세 가지에 우도땅콩, 애플망고 두 가지가 추가되었다.
한쪽 벽에 진열된 여러 가지 굿즈들도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작은 에코백과 파우치 정도로 소량의 물품이 있었는데 몇 년 사이 텀블러와 머그컵, 보틀, 뱃지, 키링, 보냉백 등 종류가 더 많아졌다.
우무 제주공항점은 건물 한 채를 다 쓸 정도로 규모가 있지만 손님과 직원이 마주하는 공간은 상당히 아담하다.
나머지 공간은 대부분 식품생산을 위한 조리실이나 창고의 용도로 쓰이는 듯하다.



모든 미사여구를 다 치워놓고 제주에 간다면 우무는 반드시 방문할 가치가 있을까?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살면서 푸딩을 먹을 일도 별로 없지만 지금까지 입안에 넣어본 그 어떤 푸딩류와 다른 깊이감이 느껴진다.
입안에서 삭 녹아드는 가벼운 식감에 반해 맛의 진함은 혀끝까지 누를 정도의 무게감이 전해진다.
매장카운터에서 구매 시 직원분에게 친절한 설명을 듣게 되는데 여러 맛을 고를 경우, 맛의 연하고 강함에 따라 순서대로 섭취하라고 강조한다.
방부제와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아서 구입 즉시 드시라고 권장하며, 상온에 오래 방치될 경우 맛과 모양이 변질될 수 있다고 한다.
푸딩으로 만들어진 우뭇가사리의 탄력이 오랜 시간 유지되지 않아 천천히 녹기에 되도록 빨리 식용하라고 하나보다.
아마도 이점이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단점이자, 특별하다는 장점이 되어버린 경우다.



제주공항점 우무는 2호 점이다.
동문시장 근처에서 나오면 멀리서도 잘 보이는 하얀 건물이다.
본점은 한림읍에 위치해 있는데 한림 쪽으로 가본 적이 없어서 방문은 하지 못했다.
따라서 내 설명은 제주시 관덕로에 자리 잡은 우무 2호점 기준이다.
번외로 블루보틀 제주카페점에서 커피푸딩과 우유푸딩이 판매되며 제주공항 가치제주상점에서 우유푸딩이 판매된다고 한다.
그리고 진짜 번외로 전국 CU편의점에서 우무 커스터드 아이스크림, 우무 땅콩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
사실 우무 아이스크림 판매유무는 복불복이라 매장에 꼭 문의해야 한다.
현재 거주 중인 동네의 편의점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지만 판매를 하지 않았다.


우무를 체험하다



우무매장이 좋은 점은 한 번에 한 팀만 매장 안에 입장한다.
아침 이른 시간이 아니면 항상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만들어진다.
한 팀이다 보니 번잡함을 느낄 필요가 없으며 오로지 우무직원과 일대일로 푸딩메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구매를 할 수 있다.



매장 안은 심플한 기본 화이트컬러 페인트에 몇 가지 소품으로 꾸며놓았는데 그 아기자기함과 따뜻한 공간감이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다.
매장 앞의 우무로고도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는 유명한 스팟이 되었다.
서울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소중한 체험이 작은 푸딩집에 낭만과 감성이라는 기억을 남기게 만든다.
그 추억은 푸딩만큼 쉽사리 녹거나 변질되지 않는다.
육지로 돌아가서도 매년 제주휴가를 준비할 때면 슬그머니 나와 우무를 생각나게 만든다.



우무 인스타를 잠깐 살펴보니 본점과 2호점의 푸딩종류가 살짝 다르다.
본점에서는 시즌한정으로 구좌당근 푸딩, 옥수수 푸딩이 나오기도 하나보다.
최근에는 우무 솝. umu soap 브랜드를 론칭하여 점점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푸딩 비누와 립밤과 핸드크림, 룸 스프레이 등을 출시했고 우무솝 스토어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구매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우무 스토어를 통해 푸딩을 제외한 각종 굿즈류를 구매할 수 있다.
스토어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기반이라 네이버페이 사용등으로 편하게 집으로 받아볼 수 있다.



우무 인스타에 1인 플로깅을 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제주 곳곳의 아름다운 장소에서 쓰레기봉투를 들고 청소를 하는 장면이 보는 이의 기분을 좋게 한다.
이 또한 제주 로컬브랜드에 환경을 생각한다는 작은 신뢰 하나를 쌓은 영리한 전개다.
그래서인지 우무 푸딩용기는 친환경 PLA용기를 사용한다.
예전 우무 푸딩컵은 빈 용기의 재활용이 애매했지만 현재 푸딩컵은 거의 같은 외관에 눈금을 넣어서 계량컵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먹을 때는 몰랐는데 다 먹고 나서 숙소 재활용 통 근처옆에 놔둔 후, 햇살이 비칠 때 눈금이 살짝 드러났다.
눈금을 보니 확실히 계량컵으로 사용가능한 쓰임새가 정해졌고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이미 버려진 용기까지 모두 꺼내서 깨끗이 씻었다.
냅킨으로 물기 없이 닦은 후 컵을 겹쳐서 서울로 함께 동행할 백팩 안에 집어넣었다.



우무푸딩을 구매하는 팁이 있다면 단품이면 상관없지만 종류별로 구매해서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식사가 끝난 후 디저트로 먹기에 최적화된 식감과 맛이다.
양이 작아 보이지만 꽤나 여러 번 스푼을 떠야 된다.
가격이 비싸다고 느낄 수 있는데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한정된 체험이라 생각을 바꿔본다면 두 개 이상의 푸딩맛을 권장한다.
바로 먹을 것이 아니면 딱히 맛이 연한 순서대로 먹지 않아도 된다.



그 순간 먹고 싶은 푸딩을 맛봐도 괜찮다.
우무에서 보냉백을 만들었기에 최대 5시간 동안 푸딩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매장에서 직원분에게 장거리 이동시에는 보냉백을 권장받았고 딱히 상술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작은 우무 보냉백을 푸딩과 함께 구입했고, 디자인과 색깔 우무로고가 귀엽게 잘 어울려져 시각적으로도 이뻤다.
재질도 튼튼했고 무엇보다 우무 푸딩을 멀리까지 이동해서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처음 우무를 방문한 몇 년 전은 제주여행의 마지막날 저녁이었고, 택시에서 살짝 잠들다 비몽사몽 한 상태로 내려서 눈앞에 펼쳐진 긴 줄사이로 섞인 기억이 있다.
그때서야 우무가 이렇게 관심받는 브랜드임을 알게 됐다.
당시 세 가지 맛을 모두 주문하고, 바로 드셔야 한다는 직원의 권유에 동문시장 안에서 회를 먹은 후 디저트로 우무 푸딩을 먹었다.



횟집 안에서 남자 둘이 푸딩을 떠먹는 모양새가 살짝 부끄러웠지만 그때의 그 진한 맛은 잊지 못한다.
이번에는 아침 9시 조금 지나서 입장했다.
다행히 이번엔 보냉백 포장을 했고 숙소 체크인 시간이 오후 4시여서 6시간 이상을 보냉백 안에 보관했다.
냉장보관 후 하루 안에 드셔야 한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다섯 가지 맛의 푸딩을 2박 3일 동안 조식 디저트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푸딩의 모양변형이나 맛의 떨어짐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더 먹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니 보냉백을 꼭 사서 숙소에 도착 후 바로 냉장고에 보관하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보냉백에 담아 서울까지 이동해 볼 생각이다.
사실상 제주 숙소 체크인 시간보다 서울 집 이동시간이 더 짧다.



끝으로 제주를 한 컵에 담은 우무소개글을 남겨본다.

우무 푸딩은 젤라틴이나 한천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제주 해녀가 채취한 우뭇가사리만으로 푸딩을 만듭니다.
조금 섞거나 한천을 사용하면 훨씬 쉽고 빠르지만 우무는 제주와 상생하고 제주 해녀를 알리는 것에 가치를 두고 매일 하나하나 손질하며 정성을 다해 푸딩을 만들고 있습니다.
좋은 재료, 건강한 디저트로 푸딩을 구매하러 온 순간부터 제주 여행이 좀 더 기억에 남고 특별해지면 좋겠습니다.






[우무 영업시간 안내]
· 오전 9시 ~ 오후 8시

🏠 우무 본점 :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542-1
🏢 우무 2호점 : 제주 제주시 관덕로8길 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