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뽀모도로 타임타이머, 낼나 포커스 온 타이머로 하루 10분 몰입하기

낮가림 2023. 8. 2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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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 시간을 쓰고 싶다.




집중하지 못하는 일상


빠르면 아침 7시쯤부터 시작되는 먹고살기 위한 직장에서의 하루 일과.
자신을 돌아볼 여유 없이 시간은 빠르게 스쳐간다.
타인의 꿈을 위해 자발적으로 희생한 당신의 꿈은 수면 중의 꿈처럼 허무하게 잊혀 간다.
하루 중의 많은 에너지를 회사 안의 업무와 상하 수직구조의 인간관계에 소진한다.
퇴근 후 남은 기력을 또다시 지인과 친구 등의 만남으로 모두 방전시킨다.
집으로 돌아온 직장인에게 남은 거라곤 피곤함과 내일은 달라지겠지라며 지겹게 되뇌는 작은 희망의 내뱄음 뿐이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이 지쳐있다.
집에 머무른 시간은 내일 아침 출근을 위해 잠시 쉬어있는 빈틈일 뿐이다.



가끔 혹은 아주 많이 직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다.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한다면 지금 버는 만큼 벌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
그전에 자신이 좋아하며 수입까지 얻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러한 이유로 매번 우리는 퇴근 후 자신만의 시간을 내어 자기 계발과 명상, 온라인 클래스, 오프라인 강의등에 관심을 갖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났지만 출퇴근에 절약되는 시간을 오직 자신의 한 단계 성장을 위해 할애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인류역사상 주의 집중력이 최대로 분산된 시기일지도 모른다.
습관처럼 집중하던 대상에서 다음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생각과 물리적인 시선이 이동한다.
자신만의 발전적 시간을 만들려 노력하지만 물리적 환경은 유튜브, 넷플릭스, SNS, 게임등이 둘러싸고 있다.
애초에 집중하여 몰입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깊은 독서와 한 편의 짧은 글쓰기에 집착을 가지고 행할 수 있는 끈기가 지금의 우리에겐 부족하다.
아니 넷플릭스로 한 시간짜리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감상하는 일조차 버겁다.
우리의 소중한 하루에 자투리 시간만 덕지덕지 붙인 채 시간비만자로 살아가고 있다.


하루 10분 몰입의 효과


번잡한 하루를 보낸 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 이런저런 습관을 만들어 본다.
책 한 권을 꺼내 시선이 걸리는 위치에 두거나 글을 써보려 스마트폰 잠금해제 후 첫 화면에 텅 빈 여백이 보이도록 설정해 둔다.
큰 위치변화 없이 작은 행동반경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록 환경을 세팅하지만 책 한번 펴 보지 않는 날도 많다.



흥미를 끄는 영상을 보다가도 오늘은 끝이라고 선언한다.
모니터를 끄고 방 형광등 전원을 내린다.
어두운 방안에 작은 조명을 하나 켜서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책을 펴고 읽다만 페이지부터 천천히 읽어 내려간다.
이해가 되지 않아도 한 글자, 한 단어, 한 문장, 한 페이지를 흛어보다보면 조금씩 책이 주는 정서에 빠져든다.
중간에 다른 생각으로 정서가 환기되지 않도록 마실 수 있는 음료도 미리 준비해 놓는다.
손만 뻗어 한 입 마신 후 다시 활자와 어울린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생각이 나는 대로 써보며 글을 진행시킨다.
도저히 막혀서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다음 주제로 넘어가도 된다.
하나의 주제에 몰입하여 글을 쓰다 보면 처음 썼던 글을 수정하는 재미에 빠져든다.
중간중간 비어서 내용이 연결되지 않은 부분마저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단어가 떠오른다.
자칫 딱딱한 시멘트 같던 글들이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보완되거나 빠져서 부드러이 유연해진다.



무리 없이 5분에서 10분만 집중해도 감정적으로 충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리저리 튀었던 생각들이 차분해지며 예상치도 못했던 결과를 얻기도 한다.
이러한 훈련을 계속 텀을 두고 반복하다 보면 단번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눈에 보이는 흩어진 풍경이 아닌 내면의 떠오르는 질문과 감정에 빠져들다 보면 일상에서 자신감과 활력을 얻을 수 있다.


뽀모도로 기법과 구글타이머

뽀모도로 기법(Pomodoro Technique)시간 관리 방법론이다.
1980년대 후반 이탈리아의 경영 컨설턴트 '프란체스코 시릴로'(Francesco Cirillo)가 제안한 집중력 향상법이다.
타이머를 이용하여 25분간 집중해서 일을 하고 5분간 휴식하는 방식이다.
'뽀모도로'는 이탈리아어로 토마토를 뜻한다.
프란체스코 시릴로가 대학생 재학시절 토마토 모양의 요리용 타이머를 이용하여 25분간 집중하고 쉬어가는 일처리 방법을 제안한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사람의 두뇌는 휴식 없이 한 가지 작업에 오래도록 몰두하기 어렵다.
뽀모도로 기법은 짧게 나눠진 작업과 쉼을 반복하면 집중력을 높게 유지할 거라 믿었던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시간 관리방법론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연유에는 타임타이머로 이름을 알린 구글타이머가 있다.

구글타이머는 총 60분 중 남은 시간이 빨간색 면적으로 표시되어 직관적으로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단순한 아날로그 타이머이며 이것을 사용하면 흐르는 시간을 인식함으로써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구글의 전 수석 디자이너 제이크 냅이 아들의 참관 수업에 갔다가, 타임타이머를 보고 바로 빠져든 일화가 유명하다. 그 후 구글에서 각종 회의와 빠른 업무 처리를 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일 때 타임타이머를 사용했다.
이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며 타임타이머는 또 다른 이름인 구글타이머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초기의 구글타이머로 알려진 제품은 그 소문에 걸맞게 매력적이었지만, 실제 제품은 품질이 조악했고 대부분 해외수입 제품이어서 3~4만 원대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몇 년 전의 나 역시 구글타이머로 불리는 제품이 품질에 비해 너무 높은 가격이라 생각했다.
여러 쇼핑사이트 앱을 둘러본 후 주방타이머 용도로 나온 단순한 디자인에 가격이 저렴한 타임타이머를 구입했다.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책을 읽고 블로그 글을 작성하며 꽤나 요긴하게 사용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시간이 줄어들 때마다 째깍째깍 거리는 초침소리가 난다.
분명 그 소리에 집중이 잘되는 나 같은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초침소리가 거슬리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현재는 다양한 종류의 구글타이머가 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다.
실물기기 외에도 스마트폰 앱과 포털사이트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디지털 타임타이머가 있다.


nelna FOCUS-ON TIMER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이쁘게 생긴 타임타이머 광고를 봤다.
브랜드 명은 낼나(nelna), '나다움을 파는 디지털 문방구'라 한다.
디자인과 기능이 맘에 들어서 바로 구입하려 했지만 예약주문을 받는 중이었다.
약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낼나 포커스 온 타이머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컬러는 퍼플, 블랙, 클래식 세 가지며 주문한 제품은 클래식이었다.
클래식이 가장 인기가 많은지 현재 낼나샵에서도 조기품절 되었다.
브랜드 낼나에서 딱 맘에 들게 쓰고 싶은 타이머가 없어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다고 한다.
시간관리에 관심 많은 이들이 직접 고민해서 그런지 많은 부분이 기존타이머들에 비해 개선되었다.
일단 제품의 사이즈가 꽤나 큼직해서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관리 창이 시야에 잘 들어온다.
제품 색깔도 아기자기해서 옆에 두고 싶은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무음모드가 있으며 소리의 크기도 두 가지 모드로 조절가능하다.
시간관리 창 외에도 라이트가 있어서 정해둔 시간이 종료되면 반짝반짝 빛이 나며 시선을 붙잡아둔다.
또 하나 포커스 온 타이머의 어쩌면 가장 중요한 설정이 있다.
대부분 몰입하기 위해 시간 원판을 돌려놓은 후 그 시간 동안 집중하기 위해 다른 업무를 피하거나 개인적인 습관과 루틴들을 배제한다.


물론 시간관리방법이 이러한 산만함을 벗어나 모든 주의력을 모으기 위한 목적이지만 누구에게나 생리적인 현상이나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은 행동들에 들어간 자투리 시간까지 타이머에 포함되어 진행된다.
정해진 시간 동안 온전히 몰입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들 수도 있는데, 포커스 온 타이머는 이러한 타임타이머의 단점을 개선한 의미 있는 제품이다.


포커스 온 타이머의 상단에
Stop · Start 영문이 적힌 기다란 초록버튼이 있다.
버튼이 눌리지 않은 채로 타이머 원판을 돌려놓으면 시간은 자동으로 시계방향 역방향을 향해 돌아간다.
이때 화장실에 가거나 급한 전화와 문자가 왔을 때 혹은 장소를 옮겨야 할 상황이 온다면 초록버튼을 꾹 누름과 동시에 시간의 진행이 정지된다.
갑자스런 일을 마친 후 자리로 돌아와 다시 버튼을 누르면 시간이 진행된다.
자신이 정해놓은 시간을 모두 몰입에 쏟을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무음 모드가 있어서 소리가 나지 않아도 라이트의 반짝이는 불빛만으로 시간의 끝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단에 오렌지색
Light 버튼이 있어서 눌려진 상태에서만 불빛이 들어온다.


다른 타임타이머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보통 중심의 시간원판이 대부분 자극적인 빨간색인데 반해 눈이 편한 초록색이라는 점이다.
시간원판이 그린컬러라 가끔씩 시야에 걸리는 타이머가 눈에 확 띄지 않아서 더 집중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듯하다.


뒷부분은 알람 음량 설정 부분이 있다.
3단계로 설정되며 무음, 작게, 크게로 가능하다.
알람 시간 설정도 있는데 3초, 30초로 조정이 된다.
뒤판에는 다양하게 타이머를 거치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
모서리 끝쪽으로 마그넷이 달려있어서 자력으로 냉장고나 금속으로 된 쇠붙이에 부착이 가능하다.
자석 외에도 후크고리를 걸 수 있는 홈이 파져 있고 비스듬하게 눕힐 수 있는 스탠드가 있다.
스탠드의 경우 지지가 생각보다는 강하지 않아서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


포커스 온 타이머를 쓰면서 가장 편했던 부분이 있는데 잠깐씩 휴식을 취하거나 눈을 감을 때 따로 휴대폰 알람을 쓰지 않아도 되는 점이었다.
간단히 타이머 원판만 5분에서 10분 정도 돌려놓은 채로 편하게 쉬면 된다.
소리가 확실하게 나서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낼나 포커스 온 타이머는 지금껏 보았던 타이머 중에 가장 성능이 뛰어나고 미적으로도 훌륭한 제품이다.
요새 몰입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는데 이 장치의 힘을 빌려 하루 중 조금이라도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