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살고 싶은 고향땅 제주

낮가림 2022. 1. 2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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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리를 잠시 스쳐 지나갈 거라 믿었던 코로나가 발걸음을 멈춰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내 주변의 일상은 변화를 견뎌내야 했고 견뎌내지 않으면 무너져야 했다.
적지 않은 삶이지만, 짧은 몇 달 만에 삶은 축소되었고 그 작은 테두리 안에서 새로운 습관들로 살아야 했다.
출근과 퇴근은 위험한 행동이었고 그러지 않아도 되었던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였다.
밥 먹고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 외에는 하루 종일 얼굴의 반만 가린 가면, 마스크를 써야 했다.
흐르는 땀과 답답한 호흡... 견뎌야 했다.




그리고, 휴가철이 돌아왔을 때 친구와 난 제주도로 떠났다.
나에겐 첫 제주도였고 친구에겐 아니었다.
바람 불던 그 도로 위에서 우린 마스크를 벗었고, 거센 바람을 들숨처럼 들이마셨다.




그때부터였나 보다.
내 마음속의 바람이 바램이 되었다.
내가 살고 싶은 곳, 제주라고...

나는 제주를 잘 모른다.
단순히 지명과 위치를 떠나서 제주가 무엇인지 잘은 모른다.
도로위에서 들이킨 바람의 숨결이 그 동안 막혀있던 내 숨통을 트이게 했다는 사실만 알뿐이었다.
그래 참 많이도 답답했다.
도시에서 숨을 쉬어도 편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아픈 숨을 쉬었다.

내가 살고 싶은 곳, 제주.
이 글을 쓸 때 나는 이 생각이 언제까지 갈지 몰랐다.
쉽게 불타올랐다가 쉽게 꺼지는 게으른 성격이니까 말이다.
1년 후에 이 글을 다시 수정하러 온 지금 난 이때보다 더 제주에 가고 싶은 마음과 열망으로 가득하다.
미치도록 가고싶다.
가야만한다.
꿈속에서도 제주가 나오고 제주사람들이 등장한다.
누구인지 몰라도 그 사람들이 사는 곳이 제주임을 직감으로 알고 있다.

나의 고향은 서울이지만 나머지 인생의 반년 고향은 제주로 정했다.
서울에 미련은 없다.
제주에 미련이 있을 뿐이다.
보고싶고 가고싶다.
이렇게 말하니 너무 청승맞고 애처로워 보이는데 사실은 사실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가야지.
다시 한 번 저 바람을 맞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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