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아무 생각없이 제주

낮가림 2022. 5. 1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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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이라도 일어나기를...





오랜만에 시간이 생겨 넷플릭스에 들어갔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싶어서 노바디라는 영화를 틀었다.
전에도 한번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서 다시 보는 중이다.
사실 별 내용은 없다.
비밀스러운 과거를 가진 중년의 가장이 어린 딸의 고양이 팔찌를 찾기 위해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액션 영화다.
액션의 참신함이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나에게도 내가 모르는 비밀스러운 과거가 있을까?
이제 중년의 나이에 무엇을 찾기 위해 움직일 것인가?
지금 내 삶에서 취해야 할 액션은 무엇인가?
가볍게 보자고 시청한 영화 한 편을 보면서도 내 삶에 대조해서 질문이 일어난다.
피곤한 인생이다.
그렇지만 저 질문들이 어쩌면 현재의 가장 큰 고민들이기에 자꾸 떠오르는 것이 아닐까.
집에 들어와 저녁밥을 먹으면서도 이상한 생각들만 했다.
그냥 아무 준비 없이 한 달에 부수입 월 100만 원 만들어보기와 같은 목표를 떠올리고 있었다.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일단은 진짜 벌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어쩌면 인생은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치고받고 싸우며 액션을 취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못했다.
지극히 순종적이며 수동적이었다.
내 삶의 왕이 되지 못했다.
흔히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없는 자 왕이 되지 말라고 한다.
나는 그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
끊임없이 질문만이 태어난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싶어서 틀어놓은 액션 영화를 보며 아무 생각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일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제발 올해는 아무 일이라도 생기기를.
그게 제주였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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