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활주로는 제주로

제주, 여름이었다

낮가림 2022. 5. 1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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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이 먹고 싶다.






내가 제주로 갔던 휴가는 모두 여름이었다.
이제 다시 여름이 오고 있고 휴가도 돌아온다.
어디로 갈지는 정하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좋은 곳이 제주라 생각하기에 좋은 숙소를 잡으려 한다.
첫 번째 여행 때는 캐리어와 여행장비 그리고 옷가지들을 모두 새로 장만해서 난 여행자야라고 외치는 듯한 기대감으로 출발했었다.
야자수가 그려진 셔츠까지 준비해 가니 그는 나에게 여긴 섬이 아니야라며 흔들리는 동공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여행 때는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해 가도 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작은 배낭 하나에 짐을 꾸렸다.
경량화가 목표였다.
그 덕분에 크게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이제 조금씩 준비해 가는 세 번째 제주여행은 똑같은 배낭에 짐과 무게를 더 줄일 것이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닌 좀 더 관찰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다.
올해 여름은 굉장히 많은 관광객들이 몰릴 것이라 예상된다.
그래서 숙소 구하기도 더 힘들 것이다.
나의 경우 휴가날짜를 한 달이 좀 안된 시점에 정할 수 있어서 미리 예약하는 게 불가하다.
그때쯤이면 예약되지 않은 숙소를 찾는 게 굉장히 힘들다.
에어비앤비 앱과 네이버 예약, 인스타 예약 등 많은 경로를 알아봐야 내가 머물고 싶은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이왕 가는 제주, 조금 더 정갈하고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환경을 택하고 싶다.
코로나가 심한 작년까지는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식도 나오지 않았었다.
펜션의 사장님도 입실과 퇴실 때 한 번씩만 봤을 정도로 서로 만나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조식이 가능한 곳을 찾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설렁설렁 동네를 돌아다녀도 문을 여는 식당이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배불리 먹지 않아도 좋으니 간단히 배를 따뜻하게 채울 수 있는 조식이 나오는 숙소를 찾아봐야지.




처음 갔을 때는 사람 없는 오지를 찾아다녔는데 이제는 동네가 있는 곳을 찾아보려 한다.
작년에 갔던 청수 1789는 외진 곳에 있었지만 조금만 걸어서 내려가면 동네가 있었다.
편의점과 중국집, 횟집, 피자가게, 카페 등이 꽤나 많이 있어서 먹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그리고 동네에서 마주치는 할머니나 어르신과 같이 평상에 앉아서 풍경이나 하늘에 멍 때리고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그러다 말을 걸어주시는데 제주어인지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튼 너무 외진 곳이 아니여야 치킨이 생각날 때 배달이 가능하다.
늦은 밤 치맥이 당길 때는 그만한 기쁨이 없다.

제주의 공기와 하늘과 바람을 좀 더 느껴보고 오려한다.
매일 떠올리며 내가 제주로 완전히 떠나는 날까지 놓지 않을 것이다.
올해도 제주로 떠나는 날은 설렐 것이다.
그리고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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