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90

제주 월영사계 조식 베이글과 치즈

이번 여름 가장 제주스러운 음식 제주에서 지냈던 4박 5일의 숙소 월영사계에서 매일 아침으로 먹었던 조식이 있다. 바로 베이글 빵과 분다버그 음료수, 과일잼, 필라델피아 치즈. 그리고 매일 아침 카페테리아에서 내려 마셨던 아메리카노 커피.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출근을 하면서 아침식사를 챙겨 먹은 적이 거의 없기에 아침 조식을 먹는다는 것이 대단히 거창한 의식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서양식 식사라서 더 신기하게 다가왔다. 매일 아침 친구와 나는 테라스에 놓인 작은 캠핑용 테이블에서 베이글과 치즈, 쨈, 분다버그 음료수, 커피를 늘어놓고 배고픔을 채워나갔다. 시간적 여유가 넘쳐났기에 베이글에 치즈 한 덩이를 살짝 올려 바르고 그 위에 포도잼이나 딸기잼을 덧발라 한입씩 베어 물었다. 살짝 딱딱한 베이글의 따..

제주생활 시간표

무리가 모여서 섞이며 만들어 내는 질서에 따를 일이 아무것도 없다. 태풍 힌남노가 온다고 하더니 선선했던 날씨가 다시 더워졌다. 날은 따분하고 어제와 같은 시간표를 살며 내일은 다를 거라고 기대를 한다. 문득 학교를 다니던 소년 시절에 방학만 되면 생활시간표를 만들어서 담임선생님에게 제출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동그란 원안에 24시간의 정해진 일과를 빽빽이 채웠었다. 잠과 공부, 놀이, 휴식, 식사시간 등을 섞어서 나열했고 나름 열심히 시간표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시절 시간표대로 잠에서 깨어나고 운동을 하며 공부와 놀이를 하였던 친구들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지금이야 집에 컴퓨터와 휴대폰 등 혼자서 즐길거리가 많아 외출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시절에는 노는 것도 모두 모여서 놀았다. 숨바꼭질을 하거나..

제주와 꿈 이야기

매일 똑같은 하루에 매일 달라지는 기억은 꿈밖에 없다. 어제는 밤늦게까지 계속 책을 읽었다. 조금씩 독서방법이 예전과 달라졌다. 이전에는 독서의 분량을 따졌다면 지금은 독서의 질을 따진다. 한 문장을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으면 한번 더 읽고 곱씹어 본다. 그런 리듬과 속도로 책을 읽어나갔고 밤 10시가 넘어서자 피로가 몰려왔다. 잠깐만 눈을 감을 생각으로 똑바로 누웠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으로 빠져들었다. 수많은 공간과 차원을 넘어 다니며 많은 꿈을 꾸었고 나는 정신없이 이 꿈에서 저 꿈으로 불려 다녀야 했다. 약속조차 한적 없는 꿈속의 스케줄대로 나는 움직여야 했다. 분명 내가 꾸고 체험하는 꿈이지만 내가 주인공이거나 아니면 관찰자로서만 존재하는 꿈들. 그렇게 하나의 꿈이 끝나면 다른 시대로..

제주로 가는 100번 쓰기 100일 노트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실천하는 많은 분들이 100일 노트를 강조한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간결하게 한 문장으로 완성해서 필기노트에 직접 펜으로 하루에 100번을 적는 것이다. 쓸데없는 에너지 소비가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무의식에 반복적으로 각인시키는 행동이다. 상상으로 원하는 미래를 현실화시키는 것처럼 100일 노트에 적힌 문장도 모두 이루어진다고 많은 이들이 말한다. 당장 유튜브만 검색해도 많은 유명인사가 나오고 초월자 마인드 모임에서도 성공사례들이 보인다. 물론 아무 의미 없이 적기만 하는 것은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같은 재료와 레시피로 만든 똑같은 요리도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100일 노트를 작..

제주 럭키은행 수표

물론 숫자 0을 하나 붙이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오늘 제주에서 온 수표를 우편등기로 받았다.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으로 들어온 나는 놀라신 부모님의 모습을 보았다. 제주도 가서 무엇을 했느냐 하시면서 우편봉투를 보여주셨다. 럭키은행이라고 적힌 봉투였다. 아마도 휴가 때 제주에 가서 돈문제가 있었는지 놀라는 눈치셨다. 어른들은 우체국 직원이 등기우편물을 가지고 왔는데 은행이라고 적혀있으니 놀라셨나 보다. 곧바로 봉투를 뜯어서 보여드렸다. 황금색 봉투가 하나 들어있었다. 봉투를 여니 안에서 수표들이 여러 장 나왔다. 물론 가짜 수표다. 며칠 전 초월자 마인드 단톡방에서 한 멤버분이 올리신 사진을 보았고 우연히도 수표의 발행처가 제주였다. 게다가 이름도 럭키은행. 나는 좋은 징조라 보았고 이 수표의 구입..

제주의 돌, 화산송이가 될래요

발로 차이는 깨달음 오늘도 나는 보통 혹은 평균의 삶을 살고 있다. 이미 지나간 과거의 어제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현재와 뒤섞어도 어느 것이 지금인지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항상 똑같은 순간과 똑같은 선택으로 이루어진 장면들이 모여 오늘이 되고 하루로 끝 마침 한다. 늘 가격이 더 싸다는 이유로 펩시콜라를 주문했다. 실수였다. 펩시콜라의 맛이 코카콜라보다 더 맛있다는 사적인 취향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선택이었다. 만족했다. 코카콜라는 극장이나 술자리에서 주문해 먹는 음료였다. 밖에서 먹는 콜라는 서비스에 자리비까지 더 가격이 붙는다. 높아진 가격만큼 더 맛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극장에서 문화를 즐기고 경험하며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술과 함께 기분전환의 음료가 되어주는 코카콜라는 내게 다양한..

제주로 통하는 시간

이 시간들이 나를 제주로 보내줄 것이다. 나에게 가장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시간은 언제일까? 잠에서 깨어난 새벽시간은 출근 준비에 맞춘 습관대로 거의 자동화기기가 되어 움직인다.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직장의 문턱에 발을 들이기까지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가볍게 듣기 좋은 공포 라디오나 경제 관련 혹은 자기 계발 유튜브 채널 등을 본다. 생각을 비운채 목적지인 직장까지 이동하느라 영상과 소리에만 주의를 기울인다. 환승한 버스에서 내려 일터의 문을 먼저 오픈하고 전원 스위치를 올려 환하게 불을 켠다. 한번 둘러본 후 사무실로 들어와 믹스커피 한잔을 탄다. 조용히 소파에 앉아서 커피 한잔을 천천히 마신다. 어쩌면 가장 기분 좋은 시간 중 하나다. 직장에 일찍 출근해서 아무도 없을 때 따뜻한 커피 한잔을 타 먹으..

제주 베짱이

아날로그적인 부 아침에 초월자 마인드 단톡방에서 한 멤버분이 카카오톡 랜덤 선물하기를 하셨는데 운 좋게도 내가 커피 교환권을 받았다. 처음 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명이라 네이버 검색창에서 검색해 봤더니 내가 역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매일 보던 카페였다. 정말 운 좋게도 항상 가는 길에 있는 컴포즈 커피(COMPOSE COFFEE) 카페였다. 또 단톡방에서 어느 분이 지갑에 넣고 다니는 행운의 부적 같은 의미인 가짜 수표를 구입하셨다고 사진을 올리셨었다. 그런데 사진에 발행처가 제주라고 도장이 찍혀있는 것이다. 난 뭔가 찌릿해서 그분에게 구입처를 물었고 쿠팡에서 검색 후 바로 주문을 했다. 이제 다음 주에 제주에서 발행한 1억, 10억, 100억 수표 3장이 온다. 지갑에 항상 넣고 다녀야겠..

제주와 잡생각 2

글을 안 쓸 때는 몰랐는데 글을 쓰니 살면서 아주 작은 순간이나 현상도 큰 의미가 되고, 몇 배의 문장으로 뻥튀기될 수 있는 좋은 옥수수알 같은 글 알갱이가 된다. 매장 안에 혼자 앉아있다. 손님도 없고 한산한 분위기다. 에어컨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사이다 한 캔을 따서 마시는 중이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잡생각에 빠지던 중에 지금 당장 블로그 포스팅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생각을 다잡았다. 오늘은 무슨 주제를 써야 할까? 어떤 주제와 제주가 잘 맞을까 하며 생각을 하려 애쓴다. 그리고 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상 거의 매일 쓰는 블로그 포스팅 글은 나에겐 항상 새로운 주제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를 생각해야 한다. 평소에는 수많은 잡생각이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

제주와 잡생각

생각의 숨 참기 살면서 나의 뇌가 가진 잠재력을 얼마나 쓸 수 있을까? 아쉽게도 나는 대부분의 사용을 잡생각에만 쓰는 것 같다. 뭔가 의미 있고 생산적인 도구로 내 능력을 쓰고 싶지만 현재 상황을 인지하면 늘 잡생각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출근 후 직장에서도 퇴근 후 집에서도 늘 스마트폰을 가까이하다 보니 다양한 앱을 들어가 보고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티스토리 블로그 작성을 스마트폰으로 작성하기에 더 가까이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터치스크린 자판을 안 보고도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글 작성에 더 편한 도구로 폰을 가까이하는듯하다. 요새 배워들은 가르침 중에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이 시작되는 순간을 포착하라는 말이 있었다. 어두운 저녁에 불을 끄고 가만히 누워서 눈을 감은 채로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