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모드는 나를 붕뜨게 한다. 어제는 휴가가 끝나고 첫 출근 날이었다. 왜인지 제주가 자꾸 어른거렸고 이 장소가 나의 직장이라는 것이 낯설었다.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고 마음은 자꾸만 출렁거렸다. 이 어지러움을 바로 잡고자 일탈을 하기로 했다. 코로나가 시작된 후 2년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극장에 가기로 한 것이다. 난 퇴근길에서 멀지 않은 극장에 예약을 잡았다. 정말 오랜만의 영화다. 예약한 영화는 사랑하는 박찬욱 감독님과 정서경 작가님의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다. 사실 나는 이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를 제주에 가서 관람할 생각이었다. 왜인지 제주에서 휴가가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면 상영하고 있는 극장을 찾기 힘들 거라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제주에서 지내기로 한 서귀포의 숙소에서 동쪽으로 쭉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