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무언가를 시도하고자 했다. 그림도 그리고 싶었고 글도 쓰고 싶었다. 옷도 만들려 했고 작은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시작부터 엎어야 했다. 몇 년째 진행 중인 개인적인 아픈 손가락도 있다. 이 모든 원인이 완벽을 추구했던 지랄맞은 성격과 태도 때문이다. 반지하에 살던 어린시절의 나에겐 놀거리라곤 하얀 스케치북 또는 A4 크기의 복사용지, 아끼던 반투명한 기름종이와 연필과 볼펜뿐이었다. 그땐 글을 잘 몰랐고 할 수 있는 건 그림을 그리는 것과 낙서뿐이었다. 그당시 유행했던 건담 카드, 호돌이, 만화책의 한 페이지 등 그릴 수 있는 건 다 따라 그렸다. 모양과 선하나 점하나 디테일하게 따라 그리다 보니 어느새 똑같이 복사하는 실력이 되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었다.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