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에 닿는 느낌이 촉촉하다. 빗물에 젖은 이끼와 야생의 풀들이 낯선 방문자에게 소리없이 감각으로 전해주는 듯하다. 황토색 흙바닥 곳곳엔 말의 배설물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와 나는 지뢰게임을 하듯이 발밑에 시선을 집중하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 그 길을 벗어나자 숲의 전경이 보였다. 한경면 청수리 청수곶자왈. 제주어로 곶은 숲, 자왈은 덤불을 뜻하고 수풀과 덤불로 이루어진 야생의 숲을 말한다. 이 숲을 처음 알게 된것은 KBS에서 방송한 힐링다큐 나무야나무야를 통해서다. 가수 아이유가 출연한 방송이었다. 아이유의 감성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비오는 곶자왈의 풍경은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래 가보자. 아이유가 방문한 장소로 여행의 테마를 잡았고 첫번째가 삼다수숲, 두번째가 청수곶자왈이었다. 삼다수 숲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