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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우주 속 다중 제주

제주에서 먹고 일하고 쉬어라. 다중 우주론에 의하면 제주에서 수많은 직업을 가진 내가 존재하고, 다양한 곳에 살고 있는 나 또한 존재한다. 현재 지구의 나는 무엇을 하며 살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내가 살면서 느끼는 건 특히 요즘 들어 확실히 다듬어진 촉이 있다. 내가 평소 생각하는 나의 모든 것들이 단지 상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저 멀리 천체망원경으로도 관측이 되지 않는 우주 저 멀리에 존재하는 수만 개의 다중우주에 살고 있을 나의 모습을 보고 내 머릿속으로 가져온 것이라는 믿음이다. 사람이 하루에 7만 개 이상의 생각을 한다고 하니 그 정도의 다중우주가 있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다만 우주에 점처럼 아니 먼지처럼 흩어진 수많은 나는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의 삶을 훔쳐보고 성장하거나 ..

제주 건천

무의식에 제주가 쌓인다. 어느 날 퇴근길 양재천을 걷다가 내 걸음과 반대로 흘러가는 물결을 보며 작은 주문을 건 적이 있다. 눈부신 햇빛, 반짝이는 물결, 살랑이는 작은 풀들을 두 눈과 생각 속에 넣고 여기는 제주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계속 중얼거리며 길을 걸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걸어가던 양재천 산책로를 진짜 제주로 착각해 버렸다. 실제로는 제주에서 흐르는 하천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제주로 휴가를 갔을 때는 대부분 7월 말이었고 그때쯤엔 이미 장마가 끝나서 건천인 상태였다. 제주의 건천은 항상 거의 말라있어서 밑바닥이 보이고 큰 풀이 자라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양재천을 제주의 하천으로 믿고 걸어가고 있었다. 몇 초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 스스로 건 최면이 멀리 떨어진 제주를 뜬눈..

제주 그리고 7월

올해가 반년이 남았다. 7월의 첫날이다. 누군가에겐 반년이 지났고, 누군가에겐 반년이 남았다. 6개월이면 무언가를 이루어 내고 습관화하는데 충분한 기간이다. 해보니 알겠다. 예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있는 시간을 쪼개고 자투리 시간을 만들어 낸다. 짧은 기간이지만 흘러가는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어서 유의미한 생산활동에 이용했다. 돌아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어제까지의 반년은 훌륭하다. 오늘부터는 좀 더 타이트하게 시간을 잡아야 한다. 배울 것도 많고 실행할 것도 많다.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공부도 하지만 영적인 가르침도 동시에 받아들이고 있다. 물질과 비물질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보려 한다. 행동이 쌓이고 쌓여 복리가 될 것이다...

제주 가파도

높은 하늘에 구름이 잔뜩 여행의 마지막 날 우리는 제주 가파도로 향했다. 여객선을 타고 배가 물 위를 걷는 동안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기대감에 기분이 들떠있었다. 푸른 물결에 하얀 거품이 일며 가파도로 나아갔고 오래지 않아 저 멀리 작은 섬 하나가 보였다. 제주도와 최남단 마라도 사이에 위치한 가파도는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찾는 섬이었다. 우리는 배에서 섬 위로 내렸고 가파도 탐험을 시작했다. 가파도는 청보리로 유명한 관광지인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청보리 대신 유채꽃이 만발했다. 날씨는 해가 쨍쨍했으며 신기하게도 섬에는 큰 나무나 그늘을 피할 곳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땅은 낮고 하늘은 높아서 처음 보는 풍경에 넊이 나갔다. 잔잔한 바람이 불었지만 아쉽게도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눈을 들 수가 없었다. ..

제주를 끌어당기는 삶

제주를 생각하면 다정해진다. 난 얼마 전까지 힘들면 "힘들어"라고 자동적으로 내뱉었다. 최근에는 나도 모르게 그 말이 나오면 바로 의식하고 입을 닫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제주를 외친다. 행복과 운을 끌어당기기 위해 부정적인 언어를 쓰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나쁜 일이 생기면 잘되려고 그러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돈을 쓸데가 생기면 난 부자니까 액수에 신경 쓰지 않아 하며 곧 다시 계좌가 채워질 거라 믿는다.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 언어와 행동에 힘이 실린다. 이미 이루었고 가졌다고 느끼며 행동하니 마음이 바람에 흩날리는 풀처럼 가벼워진다. 이런 마음을 더 젊었을 때 가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지만, 의미 없는 과거에 시간을 뺏기지 않으려 가능성과 추측의 싹을 잘라버린다. 지금의..

제주 곶자왈 공유화 기금 후원

곶자왈 빗방울이 날아와 숲 전체를 깨우려는 듯 두드렸다. 사방이 빗소리로 가득했고 숲은 초록과 어두움이 전부였다. 우리는 비에 깨버린 청수곶자왈의 어두운 그늘에 첫 발을 올렸다. 이곳은 야생이 기운이 넘치며 동화 속의 전설이 시작될 것 같다. 제주 자연의 생태보고지인 곶자왈. 곶자왈지대는 제주 전역에 펼쳐져있다. 내가 가본 곶자왈은 한경면 청수리의 청수곶자왈이다. 아이유의 TV 다큐멘터리 방송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장소다. 올해부터는 반딧불이 축제도 한다고 해서 한번 더 방문하고 싶은 곶자왈이다. 제주에는 곶자왈 숲을 지키고 보전하며 생태연구를 진행하는 곶자왈공유화재단이 있다. 여러 기관이나 기업들 그리고 우리 같은 일반인들의 기부금 후원으로 곶자왈의 토지를 조금씩 매입하여 곶자왈의 환경을 보전하는..

제주를 위해 실행했다

마음이 가볍다. 마음이 안정적이다. 별다른 의심도 없고 걱정도 없다. 어쨌든 잘되어가고 있어라고 느껴진다. 작년까지의 나였으면 올해도 이렇게 끝나네 하며 불안에 떨었을 것이다. 시작부터 올해는 개인적으로 벌려놓은 것이 너무 많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주식투자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코인도 돌아가고 있으며 NFT에도 참여 중이다. 소액이지만 음악 저작권 대여 투자도 경험 중이고 부동산 조각 투자에도 관심이 가는 중이다. 하지만 6월이 거의 끝나가는 이 시점에 남은 반년은 온라인에 존재하는 가상부동산에 참여할 것이다. 유튜브 강의도 듣고 있는데 큰 목표를 가지고 한다기보다 지금 블로그처럼 시작이라도 해보려는 마음이다. 그래서 블로그와 유튜브의 콘텐츠 창작이 습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계획이다. 뭔가 많고 ..

제주 여름휴가

길고 긴 휴가를 상상하며 오늘부터 시작되는 약 2주간의 장마가 끝나면 많은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휴가철이 돌아온다. 물론 습한 장마가 끝나면 뜨거운 폭염도 시작된다. 본격적인 여름이 막을 올리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쉬고 싶어 한다. 길고 긴 시간을 노동소득에 매달리며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항상 퇴근시간만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수면시간을 제외한 약 6시간 정도의 휴식으로는 모든 피로가 풀리지 않고 조금씩 누적된다. 퇴근 이후의 시간을 알차게 계획해서 취미나 미래에 투자하고 남는 시간을 온전히 푹 쉬어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과거의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걱정으로부터 사람은 사방으로 포위된 채 살아간다. 그 정도가 심한 사람은 쉬어야 할 꿈속에서도 일상과 같은..

제주에 살고싶고 살구싶다

비우고 비워서 가볍게 퇴근길 시장에 들렀다. 과일가게에서 자두와 천도복숭아를 살려고 했다. 맨 앞줄 바구니에 진짜 살구색 살구가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몇 초간 살구를 쳐다보다가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다. '살구 그냥 먹는 방법' 검색 자료를 보니 살구를 그냥 먹어도 되고 샐러드나 쨈으로 만들어 먹었다. 다행이었다. 내가 살구 먹는 방법을 찾아본 이유는 정말 태어나서 살구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다. 나는 그동안 살구 열매를 보지도 못했지만 매실처럼 생으로 먹을 수 없는 열매로 알고 있었다. 나는 너무 설레어서 살구와 자두를 한 바구니씩 사 왔다. 설거지통에 찬물을 가득 받아놓고 식초를 풀었다. 살구와 자두를 통에 부어버리니 가득 찼고 살구는 물 위로 떴고 자두는 가라앉았다. 신기하다. 비슷한 크기..

제주 블로그 글쓰기

쓸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자청의 '역행자'라는 책을 반쯤 읽고 칠성사이다를 한 모금 마셨다. 10시가 되기 전에 블로그 포스팅을 해야 할 것 같아 충전 중이던 스마트폰을 들었다. 몇 줄 써내려 가다가 너무 복잡한 이야기인 것 같아서 다 지워버렸다. 다시 흰 화면을 멍 때리며 쳐다만 본다. 뭘 써야 하지? 오늘은 무슨 주제를 가지고 써야 하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백지를 계속 보고 있으니 얼마 전에 먹은 시원하고 고소한 뽀얀 콩국수가 생각이 난다. 글감은 안 떠오르는데 잡생각은 잘도 떠오른다. 시간은 흐른다. 퇴근 후 5분은 아주 귀한 시간이다. 그 5분을 멍 때리기에 소비 중이다. 방금 읽은 자청의 역행자에서도 독서와 글쓰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오늘은 글쓰기 주제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포스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