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56

블로그에 제주를 남겼다.

블로그 하길 잘했어. 블로그를 시작한 지 3달 정도가 되어간다. 마치 이야기를 하듯이 내 삶과 관심사에 대해 글로 표현했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제주에 반드시 갈 거라는 증거를 온라인에 남기고 싶었다. 빼도 박도 못하게 소박한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정말 잘한 일이다. 매일 쓰거나 부지런히 내 생각을 담지는 못했지만 약 80개 이상의 포스팅을 발행했다. 간혹 이상한 장르의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 제주와 엮이면서 쓰였고 묘한 재미가 있었다. 만약에 지금까지 시작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80개의 글들. 나의 소중한 이야기와 언어들이 이 공간에 살아있다. 구독자분들이 가끔 안부를 물어봐주시고 누군가는 검색으로 방문한다. 항상 제목에 제주가 들어가기에 대부분의 검색 방문자는 제주라는 키워드..

제주를 선택

나는 성장한다. 난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다.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드나들었다. 아주 오래전 기억이라 잊고 지냈지만 첫 교회의 경험들을 떠올리니 장롱 밑에 감춰진 오래된 100원짜리 같은 먼지 가득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난 교회에 다녔고 어린 시절을 보지도 못한 누군가를 위하여 눈을 감았다. 청소년기가 되어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성경수업을 받았고 여름이면 수련회를 떠났다. 그것들이 나에겐 고통이었다. 심하게 낯을 가리고 자신감이 없고 공상에만 빠져있던 나에겐 학교와 교회가 모두 불편한 존재였다. 신은 그때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청년부에 들어갔을 무렵 난 매일 기도를 했다. 내가 아는 모든 이와 가족을 위해 기도했고 그들에게 좋은 일이 있게 해..

제주, 여름이었다

조식이 먹고 싶다. 내가 제주로 갔던 휴가는 모두 여름이었다. 이제 다시 여름이 오고 있고 휴가도 돌아온다. 어디로 갈지는 정하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좋은 곳이 제주라 생각하기에 좋은 숙소를 잡으려 한다. 첫 번째 여행 때는 캐리어와 여행장비 그리고 옷가지들을 모두 새로 장만해서 난 여행자야라고 외치는 듯한 기대감으로 출발했었다. 야자수가 그려진 셔츠까지 준비해 가니 그는 나에게 여긴 섬이 아니야라며 흔들리는 동공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여행 때는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해 가도 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작은 배낭 하나에 짐을 꾸렸다. 경량화가 목표였다. 그 덕분에 크게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이제 조금씩 준비해 가는 세 번째 제주여행은 똑같은 배낭에 짐과 무게를 더 줄일 것이다. 여행자의 시선..

아무 생각없이 제주

아무 일이라도 일어나기를... 오랜만에 시간이 생겨 넷플릭스에 들어갔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싶어서 노바디라는 영화를 틀었다. 전에도 한번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서 다시 보는 중이다. 사실 별 내용은 없다. 비밀스러운 과거를 가진 중년의 가장이 어린 딸의 고양이 팔찌를 찾기 위해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액션 영화다. 액션의 참신함이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나에게도 내가 모르는 비밀스러운 과거가 있을까? 이제 중년의 나이에 무엇을 찾기 위해 움직일 것인가? 지금 내 삶에서 취해야 할 액션은 무엇인가? 가볍게 보자고 시청한 영화 한 편을 보면서도 내 삶에 대조해서 질문이 일어난다. 피곤한 인생이다. 그렇지만 저 질문들이 어쩌면 현재의 가장 큰 고민들이기에 자꾸 떠오르는 것이 아닐까. 집에 들..

제주와 직장에 묶인 자

많이 시도하자. 오늘은 정말 더웠다. 기온은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데 주가는 싸늘하게 내려간다. 그렇다고 손이 벌벌 떨거나 스트레스로 두통약을 먹지는 않는다. 그냥 내려가는구나 하는 관망의 자세다. 내 돈이지만 이상하게 남의 돈처럼 훔쳐보는 느낌이 든다. 어차피 빅 테크 주식은 계속 모아갈 거라 현금이 들어오길 기다릴 뿐이다. 얼마를 잃느냐보다 얼마를 더 투자할 수가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환율이 많이 오른 시점에 달러 배당이 나온다니 기분이 좋다. 어디라도 돈 준다는 곳이 있으니 땡큐다. 지금은 더 많은 수익처를 만들고 싶다. 얼마를 주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것저것 시도해서 횟수를 많이 늘려보고 싶다. 질보다 양이다. 양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질 좋은 녀석도 얻어걸린다. 생전 안 해보던 짓들을 제주에 ..

제주라는 땅

내 주변은 내 감정에 반응한다. 너무 지쳤던 걸까? 드라마 주인공의 얼굴 감정이 클로즈업되면서 항상 시작되는 마음 시린 배경음악들. 나는 지친 퇴근길에 스스로 음악을 불러내어 귀에 담아두었다. 내 드라마의 주인공은 나이고 청각으로 불러오는 상상력의 음악은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지금의 내 감정을 불러들인 음악의 멜로디와 가사로 애틋하게 안아줄 수 있었다. 일상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감성적인 방법이다 아니다 싶으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바보같이 여태 참다가 내 길을 찾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머리만 굴리다 보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진다. 쓸데없는 곳에까지 눈치를 보게 된다. 그래서 생각의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여기가 아니다 싶으면 다른 땅을 찾아야 한다. 나를 성장시킬 수..

제주 그리고 휴식

무엇으로 나를 채울까? 토요일이 저물고 일요일이 왔다. 퇴근이 끝나고 드디어 휴식이 왔다. 3주간의 출근과 야근이 끝났다. 내 몸과 정신은 이제 휴식을 취한다. 오랜만에 포스팅을 한다. 아니 글쓰기라고 하자. 오늘의 휴식이 끝나면 내일부터는 다시 정상적인 근무로 돌아간다. 그동안 구입하고 못 읽은 책도 읽을 수 있고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제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도 보고 나의 해방일지도 봐야지. 쉴틈 없는 고단한 시간들을 보내면 아주 작은 사소함 마저도 그리움이 된다. 책 한 페이지 넘길 때 불어오는 작은 바람이 기대가 되기도 한다. 집 앞의 고양이가 한가로이 뒹굴거리는 모습을 보며 여유를 느낀다. 너무 많은 땀을 흘리고 에너지를 소진하니 지금의 난 텅 비어있다. 힘을 모두 잃은 절대반지가 된 기분이..

매일 제주생각으로 버틴다

돈 때문에 힘들지만 돈 때문에 재밌다. 어제는 정말 포스팅 글을 쓰다가 잠들었고 아침에 눈을 뜨니 6시가 넘어있었다. 어린이날이지만 오늘도 난 출근이라는 주문에 걸려있기에 자리를 박차고 머리만 감은채 지하철 역사로 향했다. 티스토리 앱을 띄우니 이상한 글자만 잔뜩 써놓은 채로 멈춰있었다. 쓰다가 어느 순간 의식이 끊겼었나 보다. 며칠째 포스팅을 못하고 있다. 쓰다가 잠들고 쓰다가 잠들고... 썼던 글에 이어 쓰자니 피곤에 취한 뇌가 불러준 대로 받아 쓴 글이라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꽤나 힘든 출퇴근 생활을 반복하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새로운 수익처를 발견해서 소액이나마 넣어봤다. 작게나마 수익이 난다면 포스팅할 것이다. 그리고 클래스 101에서 배우고 싶은 강의가 오픈해서 수강권을 끊었다...

검은머리로 제주에 간다

희고 하얀 것은 오래 살지 못한다. 가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지금이 그렇다. 몸은 피곤하고 졸음이 셔터를 내려서 눈앞을 깜깜하게 만든다. 이렇게 일하다 보면 수명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사람들의 수명을 카운터 하는 존재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나이를 먹는 것보다 빠르게 수명은 줄어들 것이다. 이 세상엔 수많은 과로사가 존재할 텐데 정말 덧없고 잔인한 삶이다. 돈을 위해 희생된 나의 노동력이 가끔 부끄러울 때도 있다. 정말 돈 때문에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해야 하나? 늦게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난 후 거울을 보니 흰머리카락이 많이 보인다. 족집게로 뽑아낸 지가 오래되지 않았는데 벌써 눈에 띄게 자라 있다. 할 수 없이 눈에 먼저 보인 흰머리카락을 뽑아..

제주맛 고등어회와 서울맛 고등어 숙성회

바다 맛이 그립다. 현재 내가 일하는 업종에서 일 년 중 가장 바쁜 때가 바로 4월 말에서 5월 달이다. 며칠 째 야근을 하고 있고 2주째 휴무 없이 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있다. 퇴근하면 밤늦게 귀가해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물 한잔으로 배를 채운다. 약속을 잡을 수도 없고 오직 체력과 피곤과의 저울질로 나를 지탱할 뿐이다. 힘든 시기가 지나면 그와 약속을 잡고 바다 맛 가득한 등 푸른 생선회를 먹을 것이다. 혀 끝에 바다 맛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그런 순간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다. 제주에서 첫 바다 맛 가득한 고등어회와 갈치회를 만난 후, 난 한동안 그 맛을 잊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제주로 내려가 회만이라도 먹고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도 고등어회를 먹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