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56

제주를 끌어당기는 삶

제주를 생각하면 다정해진다. 난 얼마 전까지 힘들면 "힘들어"라고 자동적으로 내뱉었다. 최근에는 나도 모르게 그 말이 나오면 바로 의식하고 입을 닫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제주를 외친다. 행복과 운을 끌어당기기 위해 부정적인 언어를 쓰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나쁜 일이 생기면 잘되려고 그러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돈을 쓸데가 생기면 난 부자니까 액수에 신경 쓰지 않아 하며 곧 다시 계좌가 채워질 거라 믿는다.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 언어와 행동에 힘이 실린다. 이미 이루었고 가졌다고 느끼며 행동하니 마음이 바람에 흩날리는 풀처럼 가벼워진다. 이런 마음을 더 젊었을 때 가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지만, 의미 없는 과거에 시간을 뺏기지 않으려 가능성과 추측의 싹을 잘라버린다. 지금의..

제주 곶자왈 공유화 기금 후원

곶자왈 빗방울이 날아와 숲 전체를 깨우려는 듯 두드렸다. 사방이 빗소리로 가득했고 숲은 초록과 어두움이 전부였다. 우리는 비에 깨버린 청수곶자왈의 어두운 그늘에 첫 발을 올렸다. 이곳은 야생이 기운이 넘치며 동화 속의 전설이 시작될 것 같다. 제주 자연의 생태보고지인 곶자왈. 곶자왈지대는 제주 전역에 펼쳐져있다. 내가 가본 곶자왈은 한경면 청수리의 청수곶자왈이다. 아이유의 TV 다큐멘터리 방송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장소다. 올해부터는 반딧불이 축제도 한다고 해서 한번 더 방문하고 싶은 곶자왈이다. 제주에는 곶자왈 숲을 지키고 보전하며 생태연구를 진행하는 곶자왈공유화재단이 있다. 여러 기관이나 기업들 그리고 우리 같은 일반인들의 기부금 후원으로 곶자왈의 토지를 조금씩 매입하여 곶자왈의 환경을 보전하는..

제주를 위해 실행했다

마음이 가볍다. 마음이 안정적이다. 별다른 의심도 없고 걱정도 없다. 어쨌든 잘되어가고 있어라고 느껴진다. 작년까지의 나였으면 올해도 이렇게 끝나네 하며 불안에 떨었을 것이다. 시작부터 올해는 개인적으로 벌려놓은 것이 너무 많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주식투자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코인도 돌아가고 있으며 NFT에도 참여 중이다. 소액이지만 음악 저작권 대여 투자도 경험 중이고 부동산 조각 투자에도 관심이 가는 중이다. 하지만 6월이 거의 끝나가는 이 시점에 남은 반년은 온라인에 존재하는 가상부동산에 참여할 것이다. 유튜브 강의도 듣고 있는데 큰 목표를 가지고 한다기보다 지금 블로그처럼 시작이라도 해보려는 마음이다. 그래서 블로그와 유튜브의 콘텐츠 창작이 습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계획이다. 뭔가 많고 ..

제주 여름휴가

길고 긴 휴가를 상상하며 오늘부터 시작되는 약 2주간의 장마가 끝나면 많은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휴가철이 돌아온다. 물론 습한 장마가 끝나면 뜨거운 폭염도 시작된다. 본격적인 여름이 막을 올리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쉬고 싶어 한다. 길고 긴 시간을 노동소득에 매달리며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항상 퇴근시간만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수면시간을 제외한 약 6시간 정도의 휴식으로는 모든 피로가 풀리지 않고 조금씩 누적된다. 퇴근 이후의 시간을 알차게 계획해서 취미나 미래에 투자하고 남는 시간을 온전히 푹 쉬어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과거의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걱정으로부터 사람은 사방으로 포위된 채 살아간다. 그 정도가 심한 사람은 쉬어야 할 꿈속에서도 일상과 같은..

제주에 살고싶고 살구싶다

비우고 비워서 가볍게 퇴근길 시장에 들렀다. 과일가게에서 자두와 천도복숭아를 살려고 했다. 맨 앞줄 바구니에 진짜 살구색 살구가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몇 초간 살구를 쳐다보다가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다. '살구 그냥 먹는 방법' 검색 자료를 보니 살구를 그냥 먹어도 되고 샐러드나 쨈으로 만들어 먹었다. 다행이었다. 내가 살구 먹는 방법을 찾아본 이유는 정말 태어나서 살구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다. 나는 그동안 살구 열매를 보지도 못했지만 매실처럼 생으로 먹을 수 없는 열매로 알고 있었다. 나는 너무 설레어서 살구와 자두를 한 바구니씩 사 왔다. 설거지통에 찬물을 가득 받아놓고 식초를 풀었다. 살구와 자두를 통에 부어버리니 가득 찼고 살구는 물 위로 떴고 자두는 가라앉았다. 신기하다. 비슷한 크기..

제주 블로그 글쓰기

쓸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자청의 '역행자'라는 책을 반쯤 읽고 칠성사이다를 한 모금 마셨다. 10시가 되기 전에 블로그 포스팅을 해야 할 것 같아 충전 중이던 스마트폰을 들었다. 몇 줄 써내려 가다가 너무 복잡한 이야기인 것 같아서 다 지워버렸다. 다시 흰 화면을 멍 때리며 쳐다만 본다. 뭘 써야 하지? 오늘은 무슨 주제를 가지고 써야 하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백지를 계속 보고 있으니 얼마 전에 먹은 시원하고 고소한 뽀얀 콩국수가 생각이 난다. 글감은 안 떠오르는데 잡생각은 잘도 떠오른다. 시간은 흐른다. 퇴근 후 5분은 아주 귀한 시간이다. 그 5분을 멍 때리기에 소비 중이다. 방금 읽은 자청의 역행자에서도 독서와 글쓰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오늘은 글쓰기 주제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포스팅 ..

제주 장마

인생의 장마는 나에게 액션을 불러왔다. 장마가 시작됐다. 항상 신발이 젓고 바지 밑단에 흙탕물이 튀어 지저분하고 무거워진다. 조금 귀찮지만 그래도 즐겁다. 쏟아지는 햇빛 한줄기가 내 피부 위에 닿는 것만큼, 쏟아지는 물줄기가 내 피부에 닿아 사방으로 튀기는 진동의 즐거움이 있다. 세상 가득한 소음들을 반복된 빗소리가 먹어버린다. 내 귀에는 쉴 새 없이 떠드는 비의 언어만이 들린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집중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한다. 하늘 얼굴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온종일 비만 떨어뜨릴 기세다. 나는 좋다. 길면 길수록 좋다. 떨어지는 비를 구경만 해도 재미가 있다. 제주의 비가 그립다. 제주에도 장마가 시작됐다. 6월 20일쯤부터 시작해 7월 20일쯤에 끝난다고 한다. 약 한 달 정도인데 내가 휴가를 ..

제주를 수집하자

나는 수집한다. 나는 어떤 이야기에 끌리면 그 작품에 관한 것을 모두 수집하는 집요함이 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그런 이야기였다. 영화가 극장에서 막을 내린 지 꽤 시간이 지나서야 관련된 작업물들이 하나씩 공개되었다. 나는 LP,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CD, 각본집, 아가씨 아카입(아가씨 제작과 관련된 의상, 사운드, 촬영, 미술에 관련된 이야기를 엮은 도서), 블루레이 등을 모았고 앞으로도 나올 작업물을 수집할 것이다. 아가씨가 한국영화에서 내 마음을 붙잡았다면 드라마는 '나의 아저씨'였다. 나의 아저씨도 음악과 대본집, 포스터 각종 굿즈와 블루레이 등을 모았다. 그리고 오늘은 같은 작가의 작품 '나의 해방일지'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CD를 받았다. 너무나 행복한 저녁이었다. 이 모든 수집품..

제주에게 배워라

나의 일상은 제주에서 온다. 허리가 아프고 뒷목이 아프다. 아마도 찬바닥에 이불만 덮고 자서 그런가 보다. 누울 때는 시원했는데 일어날 때는 뻐근했다. 딱딱함과 차가움은 내 몸에 좋지 않은가 보다. 하루 종일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날씨도 굉장히 습했는데 몸까지 힘드니 온몸이 축 처진 기분이었다. 제주도 첫 여행을 갔을 때 송당리에 있는 당당하우스라는 곳을 숙소로 잡았다. 작은 오두막 스타일의 목조 펜션이었다. 숙소 앞은 도로가 하나 나있었고 주위는 밭과 나무들로 둘러싸인 아주 조용한 곳이었다. 작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와 어른 고양이가 숙소 안에까지 들어와 마음대로 놀다가는 그런 한적한 곳이었다. 집에 에어컨이 없다 보니 작은 목조 하우스에서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의 냉기는 정말 시원했다. 작은 다락방 ..

제주배송

제주에서 느린 배송은 단점이 아니다. 난 특이한 버릇이 있다. 무언가에 꽂혀서 열심히 고르고 고른다. 그리고 택배가 열심히 집으로 배송되는지 체크한다. 그토록 기다리던 택배가 집으로 도착한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나랑 같은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택배 상자를 확인하고 뜯지 않는다. 물론 바로 뜯을 때도 있지만 며칠이나 몇 주를 묵혀놓았다가 뜯어본다. 지금도 뜯지 않은 택배가 두 박스가 있다. 그래서 그 택배박스를 볼 때마다 궁금증이 든다. 과연 저 상자 안에 든 물건이 내가 시킨 물건이 맞을까 하는 이상한 상상에 빠져든다. 바로 뜯어서 다른 물건이면 교환이나 반품을 시키면 되는데도 꼭 시간을 끈다. 일단 집으로 도착하면 안심하는 마음이 있는 걸까. 그렇게 상자들은 집 한구석에 조용히 입을 닫은..